지금 세계 모든 나라 대학에서 강의되고 있는 마케팅 교재 내용 거의가 미국 이론들로 채워져 있다. 지구촌 어느 곳이든지 시장을 만들어내고 서비스와 제품을 팔아 돈을 버는 일을 미국인들은 마치 사명처럼 여기고 있다.
그들은 물건을 만든 다음 파는 것이 아니라, 마치 판매를 위하여 물건을 만드는 것처럼 보인다. 세계 두번째 부자라고 하는 빌 게이츠만 보더라도 세일즈맨으로서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인들의 이와 같은 판매실력은 유전적인 것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바로 학습의 결과이다. 그들은 초등학생 때부터 정기적으로 바자회를 열어 직접 만든 과자나 빵, 깨끗하게 수선한 헌 옷들을 판매하고 원가에 비하여 이익이 얼마가 발생했는가를 계산해본다.
손해가 났으면 그 이유를 찾아내고 판매방법을 수정하고 개선한다. 그리고 이익이 남으면 그것을 들고 사회시설을 찾아가서 기부를 하기도 한다.
최근 빌 게이츠가 수십조원에 달하는 재산을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고 사회에 환원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같은 선행은 그가 천사와 같은 심성을 지녔다기보다는 오랜 학습의 산물이라고 보는 편이 옳다.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보다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더 마음 편한 일이다. 이러니 사회와 사람의 정신이 건강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청년실업이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취업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부산을 떨고 있지만 효과는 미지근할 뿐이다. 많은 대학 졸업자들은 판매직과 생산직은 쳐다보지도 않으려고 한다.
한쪽에서는 취업난이라지만 또 다른 한쪽에선 생산 및 영업 인력난을 호소하고 있다. 자본주의 성립의 기반은 자유로운 제조와 판매이다. 이것이 중시되지 않으면 자본주의는 제대로 성립될 수 없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사농공상’의 케케묵은 가치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백 년 전 봉건사회처럼 인문학을 한 사람들이 주로 판치는 사회이다. 미국은 판매 제일주의를 기반으로 세계 최고의 나라가 되었다. 중국 역시 장사꾼 기질을 제대로 발휘하면서 선진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오늘날 자본주의의 참뜻은 기업이 사회를 지배하는 데 있다고 피터 드러커는 주장했다. 그 어떤 것보다 기업이 중심에 서야 사회발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면 기업의 성공 조건은 무엇인가? 그것은 오로지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고 최종적으로는 세계 시장에 잘 내다파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도 하루빨리 판매에 철학이 부여되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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