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상금 불구 독자들 외면
상업주의. 패거리 주의가 원인
비평가 색깔있는 상 제정 촉구
치솟는 상금과 화려한 포장에도 불구하고 독자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문학상에 대한 전반적인 비평이 시도돼 눈길을 끌고 있다. 반년간지로 창간된 ‘작가와 비평’은 창간호에서 ‘문학상 제도의 빛과 그늘’이라는 제목아래 대표적인 문학상을 비판적으로 해부하고 진단하고 있다.
그동안 문학상에 대한 부분적인 비판은 일부 이뤄지기도 했지만 침묵으로 일관하던 문학계의 관행으로 미뤄보면 이번 시도는 매우 파격적인 일.
이 책에서 평론가들은 한국의 문학상 제도는 합리적으로 운영되지 못한채 ‘출판상업주의, 패거리주의, 문인들의 보신주의’ 등이 한꺼번에 결합돼 파생된 현상으로 진단하고, 문학상 제도의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현대문학상을 비롯해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오늘의 작가상, 김수영 문학상, 시문학상, 팔봉문학상, 소천비평문학상, 김환태 평론문학상, 고석규 비평문학상, 젊은 평론가상 등 국내 굴지의 대표 문학상이 모두 비평 대상이다.
‘작가와 비평’의 편집동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최강민은 ‘노년의 현대문학상, 사망과 회춘의 고에서’에서 ‘현대 문학상(현대문학신인상)’이 지역주의와 패거리주의에 기반했음을 추적하면서 진골문인의 편입과 문학언 유착이 현대 문학상의 구조적 모순을 야기했다고 비판한다.
문학평론가 하상일 씨는 ‘문언유착과 문학권력의 제도화-조선일보와 동인문학상을 중심으로’에서 신문매체가 제정한 문학상에 대해 비판적 접근을 시도한다. 특히 그는 ‘조선일보’의 ‘동인문학상’이 신문매체의 영향력과 최고 액수의 상금을 통해 문단을 지배해 문화 담론을 장악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작가와 비평’의 편집동인이자 문학평론가인 고봉준씨는 ‘시장과 우상-이상문학상을 비판한다’에서 ‘문학사상’이 제정한 ‘이상문학상’의 비합리적 심사 과정과 상업주의, 서울대 중심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하며 색깔있는 문학상의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그는 문학상의 주관사들인 (문예지발간)출판사들이 문학상이라는 고상한 문학적 제도를 통해 자신들의 문학적 권력을 강화·유지하는 한편, 문학상을 수여하는 대가로 스타 작가들에게 암묵적 계약을 강요해 왔다고 비판한다.
문학평론가 정혜경씨는 ‘오늘을 묻다-오늘의 작가상을 중심으로’에서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을 ‘현실의 문학적 변용, 신인다운 새로움, 성찰하는 자기 목소리’라는 기준을 통해 꼼꼼하게 분석한다.
이경수씨는 ‘시문학상이라는 제도의 안과 밖-김수영문학상과 소월문학상을 중심으로’에서 ‘김수영문학상’과 ‘소월문학상’이 각각 ‘김수영적인 것’과 ‘소월적인 것’을 어떻게 규정해 왔고 그것이 수상작들과 어떻게 관련을 맺는지 분석한다.
고명철씨는 ‘추문과 풍문으로 얼룩진 비평상’에서 역사 철학에 심각한 문제를 지닌 ‘팔봉비평문학상’과 ‘소천비평문학상’, 출판자본의 영향력에 예속된 ‘김환태평론문학상’, ‘고석규비평문학상’, ‘젊은평론가상’에 대해 비판적 시선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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