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시평]가화만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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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시평]가화만사성

  • 승인 2004-04-13 00:00
  • 김우영 작가김우영 작가
어느 한적한 산골마을에 십여호의 농민이 살고 있었다.
이 마을에서 다른 농가들은 더러더러 부부싸움도 하고 부모와 자식간 불화도 잦고, 자식간 우애도 썩 좋지를 못했으나 그 마을에 어느 한 집만은 1년 내내 큰소리 한 번 내지 않고 오순도순 부모 형제가 아주 다정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 영문을 모르던 마을 사람들이 하루는 몰려가 물었다. “이 선비댁은 어찌하여 그리도 가정이 화목하고 가솔들이 다정한가?” 그러자 그 집의 가장인 이 선비가 쉽게 대답을 했다.

“아니오. 우리 집은 특별한 가훈도 가칙도 없소. 그냥 이렇게 평범하게 살고 있는 것 뿐이오” 하면서 아래채 외양간에서 깔짚을 갈아주며 청소를 하고 있던 아들 내외를 불렀다.

“얘들아, 오늘은 저 지붕 위에 있는 약초를 소에게 먹이자. 그럼 우리 소가 설사가 멎겠지?” “예. 알았어요. 아버님.” 아들내외는 지붕에 올라갈 사다리를 준비하고 외양간에 있는 소를 마당으로 데려 왔다. 이 선비의 초가지붕 꼭대기에는 약초인 듯한 파릇파릇한 풀이 뾰족이 나와 있었다.

준비가 되자 이 선비 내외와 아들 내외가 비지땀을 뻘뻘 흘리면서 그 덩치가 큰 소를 사다리를 이용하여 지붕에 올리고 있었다. 두 내외가 소를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며 그렇게 얼마를 낑낑 댔을까 그 큰 소는 지붕에 거뜬히 올라가 초가지붕 꼭대기에 있는 약초를 다 뜯어 먹고는 다시 사다리를 이용하여 마당에 내려왔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마을 사람들은 처음엔 어처구니 없는 이 일에 어안이 벙벙하더니 집으로 돌아가면서 저마다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 말씀 한 마디에 온 식구가 매달려…!)

위의 속담은 우리 농촌에 내려오는 가정화목에 관한 얘기이다. 우리가 이 속담을 들으면서 과연 고개가 끄덕여질까 ?

가슴에 가만히 손을 얹고 생각해 볼 때 우리는 거의 이랬을 것이다. “아버님, 그건 위험한 일 입니다.” “아니, 뭐하러 그렇게 미련한 일을 하십니까? 아버님.”

위의 격언은 단순히 속담에 전해지는 얘기이지만 오늘날 가정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간과할 일이 아니다.

‘예’보다는 ‘아니오’가, ‘좋습니다’보다는 ‘안하겠습니다’라는 표현이 솔직한 오늘날의 우리 가정문제이다. 아버지는 기성세대이고, 나는 신세대인 것이다.

그들의 생각에는 일리와 타당성은 존연한다. 어제는 어제인 것이다. 그러니 오늘과 내일이 가장 중요한 그들의 포스트인 것이다.

미·소 냉전이 사라지고 국제사회는 어제와 오늘이 없는 냉엄한 국제기류를 헤쳐나갈 수 있는 길은 실용적이고,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사고논리가 전제되어야 국제미아가 되지 않고 우리 한국인이 살아 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제 없는 오늘이 어디 있고 오늘이 없는 내일이 어디 있단 말인가.

옛말에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 했다. 옛것을 알아야 새것을 안다. 이것은 진리 중에 진리이다.

철학자 칸트도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밤 하늘의 별이요, 하나는 우리 인간 가슴속 깊은 곳에 있는 도덕률(道德律)이다”라고 했다. 화목과 사랑이 있는 우리 가정질서, 사회적 도덕률이 우리 인간이 만든 법률위에 질서 있게 엄존 할 때 우리는 아름다운 삶 따스한 인간으로 이 지구상에 영원히 머물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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