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의 전설 |
# 감독 박정우 # 주연 이성재, 박솔미, 김수로
‘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긍정적이고 밝은 면보다는 어둡고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단어다.
‘춤바람’났다고 하면 유한마담들이 가정을 등한시하고 카바레를 들락거리며 이른바 제비에게 돈갖다 바치고 종국에는 가정이 파탄되는 일탈이 연상된다.
하지만 미국 등 서양에서는 어려서부터 가족과 친지, 친구등과 춤을 추고 진정한 사교의 일환으로 사용된다. 즉 일상생활속에 자연스럽게 춤이 녹아들어있다. 이러한 춤을 소재로 한 영화가 바람의 전설이다.
제목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무협풍의 영웅영화로 오해하기 쉬운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는 춤을 소재로 제작된 보기드문 영화라 호기심을 끈다.
몇해전 일본영화로 우리나라에서도 인구에 회자된 ‘쉘 위 댄스’를 기억하는 영화팬이라면 두 영화를 비교해 보는 것도 쏠쏠한 즐거움일 듯. 이 영화의 장점중 하나가 눈길을 끄는 댄스장면들이다.
단지 영화속 주인공 박풍식(이성재 분)이 진정한 춤꾼으로 예술가냐, 아니면 춤을 매개로 여자들로부터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제비인가는 관객들 스스로 판단할 문제로 여겨진다.
이런 논쟁을 떠나 단순하게 영화만을 본다면 화려하고 다양한 춤들은 흥미롭고 아름답다. 춤을 소재한 영화이기
때문에 춤추는 장면이 많은 것이 당연하지만 배우들의 춤솜씨는 놀라움을 준다.
주연을 맡은 이성재와 박솔미 등을 비롯한 출연진들이 이 영화에 어울리는 춤실력을 쌓기 위해 기울인 정성과 땀방울을 미루어 짐작할수 있다.
박풍식이 숨은 고수들에게 기량을 전수받기 위해 전국을 도는 과정에서 나오는 탄광과 산사, 방파제에서의 전수장면과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홍콩에서 촬영된 댄스장면등은 춤에 문외한인 사람들한테 ‘혹’하는 호기심을 줄만하다.
감독 박정우는 신출내기지만 시나리오 작가로는 흥행작가로 성공한 입지가 탄탄한 작가이다.
영화는 박풍식의 ‘한곡 추시겠습니까’라는 대사로 막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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