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칼럼] 국가간 천연기념물 네트워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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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칼럼] 국가간 천연기념물 네트워크를

  • 승인 2004-04-06 10:18
  • 백운기 국립중앙과학관 박사백운기 국립중앙과학관 박사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가 대전 동물원에서 번식에 성공했다. 최근 번식에 성공한 수리부엉이는 야생의 상태에서 절벽의 돌 틈에서 번식하는 특징을 갖고 있는 종이다.

야생의 상태에서도 번식의 성공을 찾기가 매우 어려운 종이라 이번에 부화의 성공이 매우 값진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7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그 이후 전국적인 쥐잡기 운동으로 최대의 피해를 본 사례라 할 수 있다.

수리부엉이가 가장 좋아하는 먹이가 쥐다. 농약을 먹고 죽은 쥐를 수리부엉이가 먹고 농약의 2차 감염에 의해 그 수가 급격하게 감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수리부엉이의 보호를 위해 문화재청은 1982년에 천연기념물 324호로 지정했다. 이시기에 피해를 본 종들이 수리부엉이뿐만 아니다.

수리부엉이는 올빼미과(科)에 속하는데 이 과에는 올빼미 등 11종이 속해있고 이중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종만 7종에 이른다. 이 과에 속한 대부분의 종들이 심각한 2차 중독의 피해를 본 것이다. 또 독수리 등 수리과와 매 등 매과에 속한 30종의 맹금류들도 피해가 심각했다.

이 과들에 속한 종 중 반에 가까운 12종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이 그 심각성을 증명하고 있다. 맹금류 30종중에는 한국에서 잘 발견되지 않는 종들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에서 주로 번식하거나 서식하는 대부분의 맹금류가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멸종위기까지 처했던 이런 종류들의 조류가 70년~80년대까지 이어진 산림녹화와 문화재청의 보호노력에 힘입어 최근에는 종류에 따라서는 상당한 개체수가 원래대로 회복해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야생의 상태에서 종족을 유지할 수 있는 개체 수에 미달하는 종들이 많다. 이들 종 중에 수리부엉이도 속한다. 이런 종들은 인위적인 복원 방법을 가져야한다. 복원은 적정한 수가 유지될 수 있도록 인공적으로 부화시켜 자연으로 방생하는 방법이다. 선진국에서는 자국의 특산종을 중심으로 대규모의 복원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만 들더라도 우리나라 수리부엉이와 비슷한 ‘Blackistons Fish-Owl(Ketupa blakistoni)’이란 종을 특별천연기념물로 지정, 복원하고 있다. 이 새는 일본에서도 북해도에만 서식하는 종으로 매우 귀한 종류이다. 일본 정부에서 북해도 구시로시에 이 종을 위한 복원 센터를 만들어 개체수를 늘리는 연구가 한창이다.

이외에도 일본은 두루미와 재두루미, 흑두루미, 황새, 흰기러기 등 많은 희귀한 종들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복원시키는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지난 30일에 문화재청과 몽골의 산림자연수자원청과 자연문화재분야 교류 및 협력에 관한 약정을 체결했다. 양국간의 실질적 협력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어 매우 반가운 일이다.

한국에서 월동하는 맹금류의 주된 번식지가 몽골지역이기 때문에 한국과 몽골간에 맹금류의 보호를 위해 절대적 협력이 필요하다.

양국가가 독수리 등 맹금류에 대한 이동경로나 번식 또는 서식 현황, 주된 서식지 보호 등 주요 문제에 대한 협력과 연구가 있어야 한다.

이런 협력이 몽골뿐 아니라 다른 관련 국가들과도 이루어져야한다. 그리고 협력체결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활동으로 이어져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문화재청은 국가간에 관심을 갖는 천연기념물 등에 대한 민간차원의 다학제간(multi- disciplinary) 연구 네트워크 추진체계 를 마련해야한다. 또한 절종위기 종에 대한 공동 복원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추진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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