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시감]국회의원 선발고사는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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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감]국회의원 선발고사는 없는가

  • 승인 2004-04-02 00:00
  • 김형중 정치부장김형중 정치부장
▲  김형중 정치부장
▲ 김형중 정치부장
탄핵정국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방향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수능시험은 대학교육에 대한 수학능력이 있느냐를 가리는 시험이다. 이 시험결과는 대학합격의 당락을 결정짓는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수험생들은 이 제도에 따라 대학에 간다.

1일 제17대 국회의원총선거 후보자 등록이 마감됐다. 대전·충남은 5.6대1로 지난16대 4.9대1보다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이들에 대한 인물 검증이 한창이다. 이번 선거의 후보등록 특징은 더욱 강화된 점이며 인물검증을 더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물검증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궁금하다. 국회의원 후보로서 합당한 인물인지 검증이 이뤄지고 있다고 하지만 제도적인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재산등록에서는 0원에서 수십억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이들의 등록상황을 보면서 우리의 현실을 외면할 수 없다.

얼마 전 모 후보에게 필자가 “왜 국회의원에 출마 하려고 하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는 “돈은 좀 벌었지만 사회환원의 의미로 나라 일을 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그의 삶은 정말 드라마틱한 것이었다. 어렵게 자수성가한 인물이기도 하다. 편하게 살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탄핵정국의 어려운 정치판에 발을 내디뎠다. 그의 소신과는 상관없이 민의(民意)로써 검증받게 됐다. 개인적으로 그가 잘되기를 바란다.

탄핵정국속 총선을 지켜보면서 진실 없는 법정과 같은 기분을 떨칠 수 없다. 어느 변호사가 “법정에는 진실은 없고 진실에 가장 가까운 변론을 해줄 뿐”이라고 푸념하는 데서 심정을 같이 한다. 작금의 정치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책은 없고 정쟁만 있는 우리의 정치현실이 서글프다. 인물에 대한 검증도 형식적인 것에 치우쳐 있다.

제안을 하나 하고 싶다. 국회의원선발을 위한 제도적인 시험은 없을까. 획일적인 시험으로 선발한다면 지금도 많은 수를 차지하는 변호사 그룹이 단연 많아질 것이다. 시험이란 것은 획일적인 것이 시험이 아닌 검증에 대한 시험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민의를 파악할 수 있도록 봉사활동시간을 정한다든지, 아니면 광역시 및 시·군·구의회에서 몇 년간의 봉사를 거친 자, 또는 국회와 관련 부서에서 수년간 봉사를 한 사람, 일정부분 나라 일에 대한 기본적인 필답고사 등 다양한 자격제한을 둘 수 있을 것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같은 필답고사가 아닌 실기시험을 중시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자격시험을 치르는 것이다. 현실은 돈 좀 벌고 나면 권력에 대한 미련이 많게 되는 모양이다. 아직도 일부 출마자들의 눈에는 국회의원이 권력의 핵심으로 보여 지고, 봉사 직이 아닌 정말 해볼 만한 멋진 직업으로 비춰지고 있나 보다.

이 같은 점에서 국회의원에 대한 권한을 너무 많이 줬다는 생각도 떨칠 수 없다. 일부는 나라를 위해 일을 하는 봉사가 아닌 자신의 출세를 위한 직업만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돈 안드는 선거를 치러냈다는 이야기가 부러울 때가 많다.

이번 선거에서는 선거법과 정치자금법이 개정돼 예전보다는 돈을 쓸 수 없기 때문에 후보자들이 돈이 덜 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선거법위반사례를 보면 예전보다 3배 이상의 위반자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 요원한 것으로 보인다.

좀더 검증을 강화한다면 국회의사당에서 업어치기가 난무하고 폭언과 폭설, 실력행사가 이어지는 국회의 모습은 보지 않을 수도 있을지 모른다.
부족하지만 그래도 신인들이 많이 출마한 이번 총선에서 인물을 보고 진짜 선량을 가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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