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인한 실업과 가정파탄 등이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가운데 사주팔자를 봐 주는 ‘점(占)집’과 ‘사주카페’ 등에 불안한 자신의 미래를 점쳐 보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특히 취업준비생과 실업자들의 경우 이곳을 찾는 사람들 중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어 취업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지경인지를 대변해주고 있다는 것.
올 초 대전시 중구 은행동에 문을 연 ‘A사주카페’에는 자신의 불확실한 운을 점쳐보려는 젊은 학생들을 비롯한 20~30대 손님들로 연일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30일 이 카페업주에 따르면 최근 술을 마시기 위해 카페를 찾는 사람보다 오히려 사주팔자를 보기 위해 찾는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
술을 마시기 위해 들렀다가 점을 보는가 하면 하루 평균 20여명의 손님들이 이곳저곳에서 소문을 듣고 젊은 신세대 점술인 김모(35)씨로부터 사주팔자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30일 오후 10시께 이 카페에는 직장동료인 20여명의 손님들 가운데 5~6명의 손님들이 말쑥한 정장차림의 점술인을 사이에 두고 한 동안 자신의 미래를 점쳐보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날 점을 본 직장인 김모(31)씨는 “비록 직장을 다니고 있어도 하루하루가 불안해 자연스런 분위기 속에서 나 자신도 모르게 난생 처음 사주팔자를 보게 됐다”며 “완전히 믿을 수는 없겠지만 5000원의 복비로 작은 위안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점술인 김씨는 “예전에는 결혼운 및 건강운 등이 궁금해 찾는 분들이 많았지만 근래 들어 취직운 등이 궁금해 사주를 보는 손님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대흥동 중구청 부근 노상에서 점을 봐주는 이모(여·48)씨의 비닐하우스 점집에도 젊은이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대개가 ‘언제 큰 돈을 벌게 될지’, ‘취직은 잘 할 수 있을지’ 등 돈과 취업에 관련한 궁금증을 갖고 찾는 손님들이 대부분이라는 것.
이씨는 “찾아오는 손님들의 질문만 들어보면 우리 사회현상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며 “과연 언제쯤 돈을 벌게 될지를 물어오는 중·고등학생을 보면 안타까울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또 “로또 등의 대박을 기대하게 만드는 복권 등 때문에 소박하고 평범한 미래를 갈구하는 사람보다는 요행을 바라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며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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