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03년중 자금순환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정부·개인·기업 부문의 금융 부채는 모두 1299조4000억원으로 1년 전의 1229조원에 비해 5.7%증가했다.
이중 개인 부문의 금융 부채는 482조7000억원으로 2002년 말 458조5000억원에 비해 5.3% 늘었다. 이에 따라 가구당 금융 부채는 3044만원에서 3156만원으로 3.7% 증가했고 1인당 부채는 963만원에서 1007만원으로 4.6% 늘어났다. 개인의 ‘부채상환능력(금융자산/금융부채)’은 2.06배로 전년말 2.07배에 비해 소폭 하락, 지난 8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정부 부문 부채는 작년 말 현재 111조6000억원으로 1년 전의 92조9000억원에 비해 20.1%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사실상 국민 부담에 해당되는 개인과 정부의 금융 부채는 모두 594조3000억원으로 2002년 말 551조4000억원에 비해 7.8%증가했다.
특히 기업들이 예금은행에 맡긴 저축성예금은 작년 말 현재 12조8000억원으로 1년 전의 5조1000억원에서 두 배가 넘는 수준으로 급증해 기업들이 투자보다는 재테크에 치중하고 있음을 반영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작년에 경기가 위축된 데다 카드사 사태 등도 발생하는 바람에 금융기관들의 자금 중개 기능이 크게 축소됐다”고 설명하고 “개인들은 소비 위축 등의 영향으로 자금 부족에서 자금 잉여 상태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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