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이 지난날의 추억의 영화처럼 우리의 뇌리에서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 영화 평론가는 “이 영화가 스케일이나 기술적 측면에서 이제껏 한국영화가 도달하지 못한 완성도를 보여준 한국형 블록버스터(blockbuster)”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 영화가 우리들의 가슴에 짙은 감동으로 다가서는 것은 이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지난날의 우리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전쟁체험 세대에게는 타임머신을 타고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그 때 그 상황에 자신을 다시 설정해 보면서 절실한 회상에 빠지게 하고 전쟁 비 체험세대에게는 지난날 부모형제가 겪었던 비극적 사실을 영상을 통하여 들여다보면서 그 아픔을 공감하는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면 이와 같은 전쟁영화 ‘태극기 휘날리며’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보훈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업무의 연장선상에서 생각해 보고자 한다.
우선 이념으로 촉발된 전쟁 속에서 생존을 위하여 어쩔 수 없이 또 하나의 가장된 이념의 탈을 써야만 했던 진태의 약혼녀 영신의 모습은 지난날 우리들의 비극적인 가족사를 잘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6·25당시 같은 민족, 같은 이웃끼리 좌·우익으로 나뉘어 서로 살상하던 그 때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최근 남북 화해·협력의 시대적 배경 속에서 “피는 이념보다 강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화면속의 두 주인공 진태와 진석은 전투중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이념의 벽을 뛰어넘어 뜨거운 형제애를 보여줌으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가슴 뭉클한 감동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6·25당시 참전군인들의 생생한 전투장면의 모습이다.
요즈음 국가유공자에 대한 사회적 대우가 미흡한 현실 속에서 영상을 통하여 참전군인들의 리얼한 전투장면을 보여줌으로써 이분들이 국가수호를 위하여 얼마나 큰 헌신하였는지를 실감하고 참전유공자들에 대한 사회적 대우와 존경하는 풍토가 조성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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