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맹부삼천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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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맹부삼천지교

치맛바람 저리가라 이젠 바짓바람이다

  • 승인 2004-03-27 19:49
  • 이건우 기자이건우 기자
▲  맹부삼천지교
▲ 맹부삼천지교
감독 김지영
주연 조재현, 손창민, 이준, 소이현, 손현주

아들 명문대 진학이 꿈인 아버지 그린 코믹영화




자식을 위해 아버지가 3번 이사를 하다.’

맹부삼천지교는 아들의 명문대(서울대) 입학에 모든 것을 건 아버지의 눈물겹다 못해 맹목적인 부성애를 웃음으로 포장한 영화다.

이 영화는 맹자의 공부를 위해 3번 이사를 했다는 맹자 어머니의 일화에서 소재를 얻었다.

하지만 치맛바람과 족집게 고액 과외 그리고 서울 강남 8학군 등으로 대변되는 교육망국론에 힘을 얻고 있는 오늘날의 바람직하지 않은 교육현실을 비꼬기도 해 마냥 웃음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부담스럽다.

아들 맹사성(이준 분)의 일류대 진학만이 생의 최고의 목표이자 꿈인 동태장수 아버지 맹만수(조재현 분).

맹만수는 아들을 서울대에 보내기 위해 더 좋은 교육환경(서울대 입학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장소)을 찾아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세 번에 걸쳐 이사를 단행한다.

자식의 교육을 위해 모든 것을 기꺼이 희생하는 맹만수에게는 누구나 두려워하는 조폭도 단지 방해물에 지나지 않는다.

아들의 명문대 입시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조폭과의 전쟁에 나서는 맹만수의 당돌한 행동 이면에는 맹목적인 부성애가 자리잡고 있다.

요즘 한국영화의 흥행코드인 조폭과 학원, 그리고 가벼운 코믹을 충실하게 반영한 이영화는 영화가 전개될수록 내리사랑의 맹목적인 부성애를 전면에 등장시킨다.

하지만 부성애를 강조하다 보니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이 눈에 띈다.
맹만수가 아들의 명문대 진학에 심각한 방해가 된다고 판단, 제거에 나선 이웃집 조폭에 대한 행동에서 이를 엿볼수 있다.

전국 모의고사 1위학생이라며 좋아했던 여고생 현정(소이현 분)의 눈앞에서 깡패 삼촌(사실은 아버지다) 최강두(손창민 분)를 “도끼 휘두르는 살인자”라며 거침없이 몰아붙인다. 남의 아픔이나 사정은 전혀 고려치 않는다.

즉 자식을 위한 것이라면 설사 범죄라도 정당화된다는 식의 상황전개는 이기적인 추악한 부성애로 혐오감을 준다.

이 영화에는 두가지 복선이 깔려있다. 맹사성이 돌잔치때 연필 대신 마이크를 잡는 것과 이상할 정도로 삼촌을 미워하는 현정의 비밀스런 가족사다.

이 두가지 복선중 돌 잔치의 마이크는 맹만수의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기대로 자신의 꿈과 소질을 펼치지 못하는 맹사성의 처지를 표현한다.

이는 획일적이고 비개성적인 억압적인 교육환경에 의해 자신의 꿈을 잃고 인형처럼 살아가는 우리세대의 자화상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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