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정신」봄호 |
'시와 정신' 봄호에 수록된 '특별대담: 시정신을 찾아서'에서 전국 각지에서 초청된 강연호, 구모룡, 엄경희, 유성호, 이재무 씨등은 "담론은 무성하지만 철학이 부재하는 시대에서 시인 스스로 사회와 어울리지 못하는 한계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고 "새로운 시운동이 전개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강연호씨는 "지역성에 바탕을 둔 잡지 대부분이 시전문지를 표방할 만큼 한국사회에서 시는 계속 풍요를 누리고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최근 시는팬시화되고 있고 예쁘게 포장되고 규격화되가는 등 상품화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모룡 씨도 "젊은 시인들의 경우 자신의 시를 하나의 패션으로 만들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존재에 대한 성찰, 존재의 드러냄, 말과 사물의 일치등을 추구하는 연금술적 언어는 퇴장했다"고 비판했다.
이재무씨도 "오늘날의 시는 너무 부박과 경박으로 치닫고 있다"며 "지나치게 자해적이고 자극적이고 엽기적이며 선정적인 극단의 경우고 치닫고 있고 이러한 시작법이 전위적이고 독특한 개성인냥 취급되고 인정된다"고 말했다.
더욱이 2000년대 들어 대부분의 시가 일상시로 흘러가면서 왜소함과 비인간화에 집중되고 있는 점이 큰 문제로 지적됐다.
엄경희씨는 "2000년대의 일상시의 왜소함은 ??은 시인들의 정신적 왜소함과 일맥상통하고 있다"며 "개성과 새로움을 추구하는 그 내면이 사실 굉장히 협소하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항상 피로에 지쳐있고 현실에 짓눌려 있는 시적 화자의 모습은 독자에게 갑갑증만 불러온다는 것.
이같은 현대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평가의 역할이 중요한 존재로 떠올랐다.
김완하씨는 "70년대까지만 해도 시인이 시를 쓰면 그 시가 즉시 평가의 대상이 되거나 아니면 시간이 지난후에도 평가를 받게 됐지만 최근 들어서는 시인이 하도 많아서 그 즉시 주목을 받지 못하면 묻혀버리고 만다"고 지적하고 "시인들에게 당대의 논의에서 부각되지 않으면 잊혀질 것 같은 초조함이나 공포로부터 벗어나라고 끊임없이 충고해야 하는 것이 비평가의 책무"라고 주장했다.
비평가들은 널리 알려지지 않은 시인들이나 작품들을 비평가나 편집인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발굴하고 그것에 대한 적극적인 분석과 평가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299쪽. 시와정신사 출판.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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