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내부 갈등과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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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내부 갈등과 '올인'

  • 승인 2004-03-16 00:00
  • 김대중 기자김대중 기자
도박에서 모든 것을 건다는 뜻으로 쓰이는 올인(all-in)과 유사한 고사성어에 고주일척(孤注一擲)이 있다.

송나라 진종 때의 재상 구준이 "거란족을 물리치기 위해선 군주가 나서야 한다"고 진언한데서 유래됐다.구준의 고언을 받아들인 진종은 패색이 짙은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영어의 올인과 의미는 비슷하지만 깊이는 다르다.

탄핵정국 등 최근 우리사회에 넘쳐나는 것은 고주일척이 아닌 '올인 정신'이다.

이러한 사회분위기를 반영하듯 일부 사학내부의 갈등 역시 장기전을 치르고 있다.한 사학에서는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총학생회 간부들이 교수 정년퇴임식장에서 수행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다 상처를 입었다며 이사장을 경찰에 고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대학 이사장 임기는 이달 말이지만 아직까지 후임자 선임을 위한 이사회 조차 열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사학에서는 지난해 말 이사회의 독단적인 총장 선임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교수협의회 간부들이 총장 취임을 저지하기 위해 삭발을 하는 등 수개월째 항의 농성과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각자 처한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말들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문제는 대의(大義)다.

지원생 부족 등 대학들이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은 급기야 '대학 구조조정'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대학설립준칙주의라는 미명하에 마구잡이로 법인설립을 허가해준 교육부는 이제 예산이라는 '칼'로 대학을 압박하고 있다.

이들 사학들의 갈등 요인이 현재 위기상황보다 우선할 수 있는가는 그래서 중요하다.
내부 갈등요인 제거없이 대학 발전 역시 요원하다.대의로 유도할 수 있는 리더십과 구성원간 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막힌 핏줄은 반드시 중병을 유발한다.소통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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