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간부의 말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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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간부의 말실수

  • 승인 2004-02-20 00:00
  • 조양수 기자조양수 기자
대전시는 이미 차기 교통수단으로 검토하고 있는 BRT(급행버스체계)와 LRT(경전철) 중 BRT로 결정하고 있는 것인가?

중앙버스전용차로 견학이 끝난 최근 저녁식사 자리에서 이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대전시 한 간부공무원은 "대전시의 차기 교통수단은 BRT로 이미 정해진 것 아니냐" "환경이 열악한 서울 도봉로에도 BRT가 도입된다는데..."라고 말해 이런 의구심을 불러 일으켰다.

대전시는 아직 차기 교통수단을 결정한 상태가 아니고 최근 서울 견학도 그래서 이뤄진 것이다. 그런데도 이 문제를 결정하는 고위 간부공무원이 마치 이 문제가 이미 결정된 것인 양 발언한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우선 당장 그 간부의 발언을 옆에서 있던 전문가(모대학 교수)가 그 발언에 대해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 교수는 "대전시가 차기 교통정책 결정에 있어 정확한 사전조사 없이 BRT 위주로 정책을 이끌어 나가는 모습처럼 비춰지고 있다"며 "LRT를 연구중인 연구원에 대한 비하발언은 한쪽에 치우진 행정으로 삼가달라"고 얼굴을 붉혔다.

그는 또 "도시교통 정책을 15년간 연구한 사람으로 LRT와 BRT는 모두 차기 교통수단으로 적합하지만 아직까지 결정을 내릴 사항은 아니며 이를 위한 기반여건이 마련된 후 기술적인 문제를 다뤄도 늦지 않는다"며 "차기 교통수단 정책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정해주기 위해 대전·충남권 도시교통 관련 교수들이 모이고 있다"고까지 자조했다.

아직 어떤 교통 시스템이 대전시의 미래에 더 적절한 것인지 충분히 검토된 단계가 아니고 그래서 타도시 견학까지 하고 있는 상태라면 담당 간부 공무원의 부적절한 발언은 평지풍파만 일으키는 쓸데 없는 것이다.

이 문제에 참여하고 있는 전문가도 간부 공무원의 말을 너무 의미 있게 받아들이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이 간부 공무원의 말이 대전시 교통정책을 결정하는 데 장애물이 된다면 이것은 간부 공무원의 결솔함이 불러오는 행정 낭비에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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