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동아시아 클러스터와 R&D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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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칼럼]동아시아 클러스터와 R&D특구

  • 승인 2004-03-22 23:30
  • 황혜란 대전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황혜란 대전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
과거 우리나라의 경쟁국 혹은 후발국으로 인식되었던 동아시아 국가들은 1990년대 중반 이후 과학기술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쟁국으로 인식되던 대만과 싱가포르를 비롯하여 중국, 말레이시아 등 후발개도국으로 인식되던 국가들도 과학기술적 지식의 활용을 통한 경제발전을 기치로 내걸고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이들 동아시아 국가들의 과학기술정책에 있어 중요한 정책적 관심이 혁신클러스터의 조성을 통한 첨단산업기반의 확충에 모아지고 있다. 대만에는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모델로 조성된 ‘신죽과학공업원구’가 있으며 중국에는 종합형 혁신클러스터인 북경의 ‘중관촌과학기술원구’가 1990년대 말부터 조성되었다. 말레이시아는 1985년 개발계획이 선포된 이래 ‘멀티미디어 슈퍼 코리도(MSC)’ 개발이 1990년초 이래 본격화되고 있다.


대만과 중국, 말레이시아의 혁신클러스터는 국가주도적으로 기획, 개발되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연구단지 조성과 공통점을 지니고 있지만 이들 지역이 과학기술성과의 산업화에 초점을 맞추어 과학산업단지를 개발하고 있다는 점과 과학기술단지를 운영하는 방식에 있어 민간기업의 경영마인드와 방식에 입각한 개발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벤치마킹할 점이 있다고 본다.


대만의 신죽단지는 공업기술연구원(ITRI)을 중심으로 주로 정보통신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스핀오프 기업들을 육성하였으며 활발한 기업간 연계 시스템을 통해 지역내 산업네트워크 형성을 촉진시키고 있다. 즉 주된 모기업인 공업기술연구원과의 연계와 긴밀한 기업간 연계가 혁신클러스터 발전의 동력이 되어 왔다. 중국의 중관촌은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과학산업단지이지만 그 성장속도 및 잠재력 때문에 주목받고 있는 과학단지 중 하나이다.



중국 중관촌은 기획단계에서부터 연구개발 성과의 산업화 추진 및 산학연 결합 추진책 등 과학기술 성과의 산업화에 초점을 맞추어 개발되었다. 말레이시아의 슈퍼코리도는 1997년 외환위기 후 성장이 약간 정체되고 있으나 그 운영방식에 있어 민간기업의 경영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공기업 형태인 MDC(Multimedia Development Corporation)는 성과중심의 임금체계를 도입하여 기업의 유치 및 지원서비스에 효율성을 배가하고 있다.


혁신클러스터의 조성과 더불어 동아시아 국가들의 과학기술활동에 있어 주목할 만한 점은 기초연구능력의 빠른 성장이다. 주요국제저널의 데이터베이스인 SCI (Science Citation Index)를 통해 분석해보면 1990년 이후 과학기술논문생산에 있어 급속한 성장세를 나타내는 국가가 한국,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으로 나타나고 있어 이들 국가들이 세계지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히 증대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동아시아 주요국들의 과학기술환경의 변화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설계함에 있어 과학기술성과의 상업화 연결 메커니즘의 개발과 더불어 경영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운영방식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을 함축하고 있다. 또한 현재 급성장하고 있는 동아시아 국가의 대표적인 혁신클러스터 및 혁신주체들과의 적극적인 협력방안 모색을 통해 새로운 아시아 성장모델의 형성과 세계 과학기술환경에서의 위상제고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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