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큐란 말 그대로 사람의 지능을 수치로 표현한 것이다. 일반적인 인식은 이런 아이큐가 좋아야 훌륭한 사람이 된다는 것이 하나의 상식이 되어 있다.
지난 달 중앙 월간지에서는 영국의 지능연구 전문가인 리처드 린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의 발표를 특집으로 기사화하였는데, 리처드 린교수에 의하면 아이큐와 국가의 국내 총생산간에 분명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한국이 국가별 아이큐 순위에서 1위라고 한다. 이 보고서의 결론대로라면, 우리가 미래의 1등 국가가 될 가능성을 갖는다는 의미가 된다. 반론도 많이 있으나, 중요한 것은 인간의 지능을 수치로 표현한 아이큐가 적어도 하나의 기준으로 제시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흥미롭다고 하겠다.
그런데 1990년대에 들어와서 새로운 수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되었다. 그것은 아이큐와 달리 이큐(EQ:Emotional Quotient)라는 것인데 이는 소위 개인의 감성지수를 말한다. 즉 어떤 사안에 그 사람의 감성이 얼마나 풍부하게 반응하는가를 하나의 수치로 표현하는 것이다. 사람의 감성이 풍부할수록 일의 성취도가 높다는 통계가 소개되기도 하였었고, 이큐를 통해 사람들의 사회, 경제적 성공을 80%까지 예측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심지어 취직은 아이큐로 하지만, 승진은 이큐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말까지 있었다. 지(mind), 정(emotion), 그리고 의(will)를 인격의 3요소라고 할 때, 지적인 측면만을 강조하던 사람들에게 정서적인 측면이 동시에 강조된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 생각되어 이러한 새로운 경향에 반가워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2000년대에 들어 또 다른 지수가 소개되고 있다. 그것은 NQ(Network Quotient:엔큐)로, 공존지수라는 것이다. 이는 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얼마나 잘 관계를 맺어가는가를 재는 지수로 소위 더불어 살 수 있는 능력을 가늠해 보는 것이다. 이러한 공존지수가 높을수록 사회에서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 쉽고, 소통으로 얻은 것을 자원으로 삼아 더 성공하기 쉽다는 주장이 있다.
우리가 사람을 논할 때, ‘인간은 사회적 존재’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사람은 사회 안에 서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오늘날 컴퓨터와 인터넷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사람과 더불어 살기보다는 컴퓨터 앞에서 가상의 세계를 즐거워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한 일간지에 ‘어느 이상한 생일파티 이야기’가 소개된 바 있었는데, 이는 초등학교 1학년짜리 아들의 생일날에 당한 황당한 경험에 대한 글이었다. 그날 친구들을 많이 데려오라는 엄마의 요청에 아들이 데려온 친구는 겨우 2명이었고, 그나마 파티 내내 별로 대화다운 대화도 없이 서먹서먹하게 앉아있다 돌아갔다는 것이었다.
오늘날 사람들은 홀로 지내는 것에 점점 더 익숙해져 간다. 그러나, 함께 하는 삶이 아니라면 기쁨은 반감될 것이고, 만족은 점점 사라져갈 것이다. 진정한 행복을 결코 경험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관심이 엔큐가 될 수 있는 시기가 빨리 당겨지기를 간절히 소원하게 되는 것은 우리 사회의 현상에 대한 우려와 염려때문이리라.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