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독이 몸부림칠때 |
우선 수십, 수백억의 예산을 들인 실미도 및 태극기 휘날리며와 같은 한국형 대형 블록버스터와 거리가 멀다. 흥행을 좌우하는 젊은 영화 팬의 구미에 맞는 미남, 미녀 스타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더욱이 유혈이 낭자한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장면도 없다.
오직 TV 드라마를 통해 익숙해진, 편안한 중년의 배우들이 있을 뿐이다.
주현, 양택조, 박영규, 김무생, 선우용녀….
베테랑 연기자들인 이들은 각종 드라마나 쇼 프로, 영화 등에서 감칠맛 나는 조연연기로 코미디언에 못지 않는 웃음을 선사한 재간꾼들이다.
이런 이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영화라는 단순한 이유만으로도 통쾌하고 부담없는 웃음이 기대된다.
중견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으로 창조된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은 이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최대의 장점이다.
불같은 성격으로 매번 진봉과 주먹다짐하는 중달(주현), 중달의 강력한 라이벌이자 이승복 동상 닦기와 화만 나면 총을 겨누는 진봉(김무생), 중달의 동생이자 조용하고 순박하나 마음속에 비밀을 품고있는 시골노총각 중범, 어린 손녀와 함께 살면서 언제나 듬직하고 사랑 앞에서 수줍음도 많은 인간적인 필국(송재호), 푼수 같고 실수투성이 찬경(양택조), 세련되고 도도한 서울여사 인주(선우용녀) 등.
조용하고 아름다운 바다풍경을 배경으로 조그만한 포구를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는 시작부터 심상치 않다.
밤길을 스쿠터를 타고 정신없이 달리는 동네 아저씨와 그 옆에서 성큼성큼 따라 달리는 타조는 끝없는 웃음을 예고한다.
이 마을에는 이상하게도 홀아비가 넘쳐난다. 이들은 홀아비의 고독을, 외로움을 서로간의 다툼으로 해소한다.
이런 차에 이들의 몸부림 쳐 질 정도로 외로운 고독을 해소해 줄 수 있는 아리따운 여인 인주가 등장하며 심상치 않은 풍파가 예고된다.
‘고독이 몸부림 칠 때’가 선사하는 부담 없는 웃음을 통해 대통령 탄핵과 찬반시위, 테러 등으로 시끄러운 세상을 잠시 떠나는 것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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