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나 설사제가 들어간 식품을 과다 섭취할 경우 소화기에 이상이 생기고 신장 질환자에게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를 속이는 악의적 수법은 정도를 넘어 서고 있어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또한 여성들 사이에 인지도가 높은 국내·외 화장품 회사가 화장품에 방부제 성분을 첨가하고도 이를 제품 용기나 포장에 제대로 표시하지 않은 채 유통시켜 말썽을 일으킨 경우도 있다. 이들 업체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고가라서 소비자들은 비싼 대가를 치르고, 방부제를 피부에 바른 꼴이 되었다.
대형쇼핑센터에서 장을 보던 소비자가 매장 바닥에 떨어진 물에 미끄러져 골절을 입기도 했다. 이외에도 소비자가 건강기능식품을 먹고 독성 간염에 시달리기도 하고, 의료용구의 오·작동으로 인한 사고로 상해를 입기도 하며 의료진의 주의 의무 소홀로 소비자가 정신적, 신체적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렇듯 사업자의 방심이나 안전불감증은 소비자 피해로 직결된다.
소비자의 안전권과 관련된 문제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관련 법률이 허술해서이기도 하고, 비용 증가만을 우려해 소비자안전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의 태도와 소비자보호를 뒷전으로 미루는 당국 때문이다. 여기에 안전 정보에 민감하지 못한 소비자 의식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소비자는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 권리가 있다. 그런데 안전한 삶은 사회 구성원 어느 한 쪽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당국은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관련 법령의 재정비에 힘써야 하며 문제가 벌어지고 나서야 이를 수습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행정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기업은 소비자안전에 대한 대응을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라는 인식으로 전환해야 하며 더 나아가 속임수를 써서라도 이윤 추구를 극대화하려는 태도 역시 근절되어야한다.
끝으로 소비자는 물품과 용역을 선택함에 있어 필요한 지식을 충분히 습득한 후 상품을 구매하려는 정보 지향적인 자세로 바뀌어야하며 단결권을 행사해 사업자와 당국이 소비자 안전에 대한 적극적인 마인드를 가지도록 촉구해야 할 것이다.
경제 활동의 주체인 소비자 스스로 경계하며 애쓰지 않는 한 소비자의 안전할 권리는 확보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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