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 꿈 ‘물거품’
보호자를 자처한 50대 부부의 사기행각으로부터 무려 17년 만에 벗어난 정신지체장애인 정 모(37)씨 <본보 15일자 5면 보도>가 사회의 구조적 모순 등으로 또 다시 홀로서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씨가 실제로 소유하고 있는 것은 월급통장밖에 없지만 사기행각을 벌인 홍 모(57)씨가 정씨 명의를 도용하면서 승용차와 휴대폰은 물론, 아파트 중도금 등 모두 5000만원 가량의 재산이 있는 것으로 돼 있어 기초생활수급 등의 복지혜택을 전혀 받을 수 없다는 것.
정씨의 기초생활수급 책정여부를 담당하고 있는 공주시의 한 관계자는 “정씨의 명의로 된 재산이 있기 때문에 복지혜택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어렸을 적부터 이미 혼자였던 정씨는 장애인이라는 신분으로 살아오면서 복지혜택은커녕 사회의 무관심 속에 지내왔다.
친인척도 없이 지내 온 정씨는 자신을 이용해 욕심을 채워 온 홍씨 부부만을 바라보면서 살아온 것.
사건이 불거지면서 정씨를 임시 보호하고 있는 사회복지시설의 입장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 일주일 전 경찰과 장애인연합회 관계자들이 정씨를 데려와 보호를 하고는 있지만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어서 계속 시설에 남아 있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복지시설 관계자는 “정씨의 기초생활수급자 여부 심사과정이 길어질 것으로 보여 솔직히 난처한 입장”이라며 “특수상황인 만큼 심사를 조속히 처리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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