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건강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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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건강한 사회

  • 승인 2004-03-15 00:00
  • 하권익=을지대학병원장하권익=을지대학병원장
흐르는 물은 맑고 깨끗하며 살아 있다.
그러나 고인 물은 오래되면 썩게 되고 죽어간다.
우리 몸은 60~65%가 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몸을 움직여야만 하고 몸 안에서 물이 잘 흐르도록 하기 위하여 꾸준히 운동을 해야 한다.

우리 몸 안의 물이 살아있도록 하기 위해서, 즉 육체적인 건강을 위해 운동의 중요성은 더 이상의 강조가 필요 없으리라 생각한다.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게되는 것이지만 건강을 잃으면 모두를 잃는 것이다’라는 말의 의미처럼 건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그러나 최근에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면서 소위 몸에 좋다는 것이면 그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든 아니든 가리지 않고 먹고 보는 경향이 있다.

21세기 과학문명의 시대에 그리고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나라의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과학적으로 의식화되어야 함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자연 건강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1947년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이란 단순히 병이 없는 상태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상태가 완전한 상태를 말한다고 정의했다.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 사회의 건강풍조 특히 총선을 맞이하는 마당에 모두가 깊이 음미해 볼만한 건강 정의인 듯 하다.
정신적 건강 수준은 낮고 육체적으로만 건강한 사람을 우리는 건강하다고 보지는 않지만 모두가 우선 육체적인 건강에만 관심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육체적인 건강이 기본인 듯하지만 실제로는 정신적 건강이 기본이다.
정신적으로 남과 경쟁심만 느끼고 남을 배려하지 않고 나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결국 행복한 삶을 영위하지 못하고 불행한 나날을 보내다가 아무리 건장한 육체라 하여도 암과 같은 질병은 물론 여러 가지 진단조차 어려운 병을 앓게 되는 경우를 많이 경험한다.

즉,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사람은 육체적으로 건강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신적으로 건강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삶이 바로 사회에 기여하는 삶, 사회적으로 건강한 생활을 할 때만 가능해진다.

어느 외국신문에 “한국은 지금 사회적으로 큰 병에 걸린 듯 하다.
무슨 잘못이 밝혀져도 책임자가 없으며 잘못된 일에는 나만 운이 없어 걸렸다고 생각하는 사회, 서로 손가락질만 하지 자기반성을 찾아보기 힘든 사회, 남에게 베풀기보다 기죽지 않으려는 사회처럼 느껴진다”고 하면서 “근면하고 정이 많고 성실한 그들이 그러한 사회적 병을 치료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듯 하다”는 내용의 기사가 실린 적이 있다.
외국인의 눈에 비친 우리의 건강 상태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매우 올바른 진단을 한 것이다.
집안에서의 부모교육이 외국에서는 “베풀며 살아라”,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아라”하고 가르치는데 우리는 “얘야! 기죽지 말고 살아라”하고 가르친다.

이 때문에 식당이나 공공장소에서 어린이들이 소리지르고 뛰어다니며 여러 사람들에게 불편하게 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된다.
이 때 “아가야! 조용히 할까’” 라고 하면 부모가 나타나 ”왜 아이를 기죽여요’“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기가 등등한 사회가 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건강한 사회! 이것이 우리 모두가 바라는 궁극적인 목표다.
매일 만나서 대화하는 한분 한분이 매우 중요한 나의 삶의 고객이라고 생각하며 서로 사랑을 나누고 존중하여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따뜻한 마음이 서로 교류되면서 사회전체가 끈끈한 사랑으로 넘치게 되지 않을까’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국가적 행사인 총선에서 우리 모두가 진정 건강한 사람을 선택하는 건강한 유권자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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