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지 않은 중국손님 ‘황사’

  • 오피니언
  • 독자 칼럼

반갑지 않은 중국손님 ‘황사’

  • 승인 2004-03-15 00:00
  • 최의현청운대학교 중국학과 교수최의현청운대학교 중국학과 교수
얼마 전에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리더니 이제 강한 바람과 함께 황사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중국 서부지역의 흙모래가 상승기류를 타고 공중으로 올라간 다음 강한 편서풍을 따라 동진하면서 중국 북동부지역, 우리나라 그리고 일본까지 날아가게 되는데 이것이 황사현상이다.

중국에서는 ‘黃砂’라는 말 대신 ‘샤천바오(沙塵暴)’ 즉, 모래먼지폭풍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황사가 아침에 출근할 때 자동차 유리에 쌓여있거나 도시의 가시거리를 좁히는 노란 먼지로 인식되지만, 중국에서는 강한 바람과 함께 모래먼지가 휘날리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2년전 이맘때 베이징에서 당시 사상 최악이라는 황사를 맞은 경험이 생각난다. 하늘은 붉은 색을 띠고, 거리에는 일주일동안 모래폭풍이 휘몰아쳤다.

요즘 들어 황사현상이 빈번해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중국 서북지방의 토지가 빠르게 사막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사막화가 진행되는 원인으로 무분별한 자연환경의 파괴를 들고 있다.

개발의 논리에 의해 과거 황무지였던 곳을 농지로 개간하면서 인근 지하수가 고갈되어 초지가 황무지로 변하는 것이다. 목축업이 발달하면서 한정된 초원에 가축의 수가 과도하게 늘어난 것도 주원인중 하나로 지적된다.

사막화를 방지하기 위해 중국정부는 한계농지에 곡물대신 나무를 심어 방풍림을 조성하고, 가축의 방목을 규제하는 등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인간의 힘으론 아직 역부족인 것이 현실이다.

얼마 전 한 국책연구기관에서 우리 기업체를 대상으로 황사의 피해를 조사한 적이 있는데 그 결과 조사기업의 57%가 황사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반도체와 전자업종에서는 황사로 인한 불량률 증가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조선업계도 황사가 선박의 도색작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대전·충남지역도 대덕밸리를 중심으로 첨단장비를 가진 기업, 연구소가 많은데 이들에게도 황사는 매우 귀찮은 존재일 것이다.

그런데 ‘불만은 개혁의 아버지’라는 말이 있듯이 황사에 대한 생각을 바꿔 현재 우리나라의 제1대 수출국이며, 해외투자국인 중국을 생각하면 황사가 기업의 입장에서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될 수도 있다. 우선 중국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서부지역 생태복원사업에 우리기업이 참여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중국시장을 겨냥해 황사와 관련된 기능성제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한 유아용품 회사가 중국시장을 겨냥, 황사 피해를 막아주는 유아용 스킨케어제품을 출시했는데 현재 중국의 유아용품 시장이 빠르게 고급화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참신한 전략이라고 생각된다.

또 LG나 삼성이 중국현지에서 공기청정기능이 강화된 에어컨을 생산하여 소비자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도 효과적인 황사마케팅이라고 하겠다.

지난 겨울 한달정도 중국을 다녀왔는데 중국사람의 생활용품에 대한 구매력이 몇 년 사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피부 보습력이 뛰어난 위생용품, 미세먼지까지 빨아들이는 청소기 등 황사로 인한 불편한 점을 역으로 생각하면, 중국시장에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제품이나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기업인들이 황사마케팅으로 활용하여 중국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기 바란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1.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2.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3.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4.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5.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