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영화제 감독상 수상에 빛나는 ‘사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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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영화제 감독상 수상에 빛나는 ‘사마리아’

  • 승인 2004-03-06 00:00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제5
제54회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 수상에 빛나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사마리아’가 드디어 관객들앞에 첫 선을 보인다.
제54회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 수상에 빛나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사마리아’가 드디어 관객들앞에 첫 선을 보인다.
4회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 수상에 빛나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사마리아’가 드디어 관객들앞에 첫 선을 보인다.

프리프로덕션에 필요한 인원을 꾸리는데서부터 촬영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한달여도 채 되지 않는 시간동안 장편 영화, 그것도 상업 영화를 제작하기란 불가능한 일. 최근 8년간 쉬지 않고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온 그는 이번 ‘사마리아’에서도 제작진들과 배우들을 그 특유의 뚝심으로 몰아붙여 당초 계획했던 15일에서 4일이나 단축한 11일만에 영화 한편을 완성해내는 저력을 보였다.

영화 ‘사마리아’는 실제 여고생들이 원조교제 하는 여고생 역을 맡아 더더욱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여주인공인 여진 역을 맡은 곽지민은 영화 속 여진보다 한살 많은 19세의 여고생으로 수능 시험까지 동시에 해낸 당찬 프로다.

우연히 사건 현장에 갔다가 딸의 매춘을 목격하게 된 아버지 영기 역은 와이키키 브라더스에서 무명 가수 역을 실감나게 해냈던 이 얼이 맡았다. 사랑하는 딸의 매춘에 충격을 받은 영기의 분노는 어린 여고생들의 몸을 돈을 주고 사는 남자들에게로 향한다.

딸이 원조교제 하는 남자들을 하나씩 찾아가서 만나는 장면을 촬영할 당시, 김기덕 감독은 배우들에게 연기가 아닌 실제로 때리고 맞으라고 주문했고, 분노가 극에 달한 아버지 역을 맡은 이 얼은 실제로 상대방의 뺨에서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때렸다는 후문.

배우들의 감정이 극에 달해 연기를 해야 하는 만큼 실제로 때리고 맞는 연기는 영화의 리얼리티를 살릴 순 있지만 자칫 하다가는 배우들의 감정을 상하게 할 수도 있는 민감한 연기. 하지만 얼굴이 빨갛게 부어오를 정도로 뺨을 맞은 배우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 덕에 김 기덕 감독은 분노에 찬 아버지의 모습을 리얼하게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2000년 ‘섬’, 2001년 ‘수취인불명’이 베니스 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 2001년 ‘나쁜 남자’ 베를린 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 2004년 ‘사마리아’ 베를린 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 감독상 수상 등 해외에서 먼저 인정해주는 김기덕 감독의 열 번째 작품 ‘사마리아’는 ‘나쁜 남자’에 이은 또하나의 충격 포스터로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내 애인 창녀 만들기’라는 파격적인 카피와 함께 거울을 보고 앉아 있는 전라 여성의 뒷모습. 2001년 ‘나쁜 남자’의 포스터가 처음 공개됐을때 그 비주얼과 충격적인 카피는 수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사마리아’ 포스터 또한 이 못지 않은 파란을 불러일으켰다.

촬영 당시 실제 여고생의 몸으로 원조교제하는 여고생을 연기했던 곽지민은 노출이 심한 포스터 컨셉을 보고 포스터 촬영을 꺼렸던 것이 사실. 그러나 코이프(수녀들이 쓰는 두건)만을 쓴채 상반신을 노출한 곽지민의 청순하면서도 섹시한 모습과 ‘너희 중에 죄없는 자, 이 소녀에게 돌을 던지라’,‘더러워? 내가 더러워?’와 같은 역설적이고 도발적인 카피가 더해져 영화의 내용만큼이나 충격적이고도 파격적인 포스터가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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