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규경제부장 |
그나마 분양을 승인해주는 지자체의 요구에 생색내기식 분양가 인하로 교묘히 분양가 거품논란을 빠져나가기 급급한 실정이다.
이달들어 대전지역에서는 중구 문화동지역과 노은지구 등지에서 주상복합아파트를 비롯한 공동주택의 분양이 줄을 잇고 있다. 그렇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이 가장 집중되는 분양가에 대해서는 대다수 아파트마다 묵묵부답이다. 끊임없는 분양가 거품논란 등으로 건설사마다 쉬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달 들어 줄줄이 이을 아파트 분양가 책정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는 중구 문화동의 ‘쌍용플레티넘 리젠시’ 주상복합아파트가 가장 먼저 당초 설계시보다 평당 평균 128만원을 낮춘 590만원대의 분양가를 들고 나와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하지만 겉보기에 큰 폭으로 분양가를 인하한 것처럼 보일 뿐 속으로는 분양가 인하가 미미한 수준이란게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즉, 당초보다 평당 128만원까지 낮춘 것은 마감자재를 비롯한 일부 옵션선택으로 돌려놨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외는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거품빼기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결국 소비자들의 심리를 자극해 제값을 받으면서 마치 대폭 분양가를 인하한 것처럼 보이게 하고 있다.
또 금실건설에서 시행하고 계룡건설이 시공하는 노은지구내 ‘풍요로운 아파트’의 경우도 분양가 거품논란이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할 수 있다.
금실건설은 최근 전국적으로 분양가 거품논란이 일자 언론매체 등을 동원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분양가를 관계당국으로부터 승인받을 수 있도록 노골적으로 로비전을 펼치고 있다. 평당 650만원대의 분양가를 책정해 놓고 주변 아파트의 시세까지 곁들여 엄청나게 싼값으로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는 양 생색을 내고 있다.
아파트 분양가 거품빼기는 단지 분양가 인하만의 문제가 아니다. 자칫 소비자와 공급자간 감정싸움으로까지 비화될 수도 있다. 분양가의 30%를 내려야 한다는 소비자들의 주장에 건설업계에서는 수익률이 2%정도에 그치고 있다며 믿기지 않는 주장을 펴고 있다.
집없는 서민들에게는 단돈 1원도 아쉬운 판국인데 책상머리 계산으로 앉아서 십수억을 챙긴다면 소비자들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혹여 이런 주장에 분양업체가 현명한 대답인양 ‘돈 없으면 집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한다면 집없는 서민들은 ‘집지어서 남는게 없는데 왜 집을 지어 파느냐’고 되물을 수 밖에.
이제 정부에서도 더 이상 방관자적 입장에서 물러나 진정 국민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이다. 고무줄같이 늘었다 줄었다하는 아파트 분양원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원가분석시 사업착수시점을 언제하느냐, 건축비를 산정할 때는 어떤 항목을 집어 넣을 것인가 등등 사업시행자의 입맛대로 천차만별의 분양원가를 산출하는 후진국 형태에서 벗어날 때이다.
형식적 분양가 인하로 소비자를 우롱하는 건설사는 되로 주고 말로 되돌려 받는 날이 반드시 있다는 점을 되새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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