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연인. 스타의 사진들 첫 공개 화제
한국에서 스타들을 가장 많이 찍었으며, 현재 우리 사진계에서 우먼 파워를 당당히 보여주는 사진작가, 조선희. 하지만 사실 그녀는 사진을 전공하지도 않은 사진계의 비주류다. 경북 왜관, 촌에서 올라와 대학 서클에서 처음으로 사진을 시작했다.
‘왜관촌년 조선희, 카메라와 질기게 사랑하기’는 조선희가 오랜시간 찍어온 애정 어린 사진들과 함께 어린 시절부터 사진작가가 되기까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가감없이 이야기한다.
그녀는 코끝 찡한 기억들, 그리운 사람, 친구, 연인, 가족 그리고 그 무엇보다 자신에게 의미있는 사진 찍기에 대해 투박하고도 정겹게 말하고 있다.
열아홉살 처음 니콘을 손에 쥐었을때부터 대학 시절 아지트로 삼았던 사진 서클 룸, 스승 김중만과의 인연, 첫 번째 화보 촬영, 어렵게 스튜디오를 오픈하고 만난 소중한 사람들 이야기를 특유의 소탈한 어투로 풀어낸다. 촬영 에피소드와 여행담,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그의 가족과 현재의 남자 친구에 대한 감정 등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까지 만나 볼 수 있다.
스스로 ‘사랑 결핍증’이라고 얘기하는 그녀,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게 뭐냐고 묻는다면 주저없이 사랑이라고 답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사회적인 명성, 부를 얻는 대신 가족, 사랑 등 많은 것을 잃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자전적 에세이에서 조선희는 자신의 뿌리인 가족, 사랑하는 남자친구, 소중한 어시스턴트를 비롯해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끊임없이 보여준다. 그것이 혹 가슴 아프고 힘든 기억일지라도 말이다.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한 애잔한 기억, 사춘기가 되기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와 일찍 남편을 잃고 억척스럽게 장사를 한 어머니에 대한 기억….
그녀의 가족애는 끈끈하고 애잔하다. 올해 결혼할 남자 친구에 대해서도 그 사랑은 유난하다. 첫눈에 보고 운명이라고 느꼈다는 그 남자 친구는 이미 ‘가족’을 주제로 한 4부속에 들어 있다.
글은 성격만큼 당차고 솔직하다. 사진가로서의 조선희는 물론, 사랑에 죽고 못사는 여자 조선희, 세상 만사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생각하는 배짱좋은 낙천주의자 조선희까지 자신을 속속들이 들추어냈다.
책은 ‘사진, 길고 깊은 연애의 시작’, ‘조선희의 카메라 다이어리’, ‘나의 친구들, 나의 아름다운 피사체’, ‘나의 가족…. 그리고 아픈 기억들’, ‘기억의 단상들’ 등 5부로 구성돼 있다.
1부는 연세대에 합격하면서 서울에 올라와 사진을 시작하게 된 이야기와 어렵게 스튜디오를 오픈하기까지의 이야기를, 2부는 본격적으로 사진 일을 하면서 만난 사람 이야기와 촬영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컬러 사진이 대다수지만 3부 ‘나의 친구들, 나의 아름다운 피사체’는 모두 흑백인데 조선희는 여기서 개인적으로 친분을 나누어 온 스타들을 모델링해 찍은 사진들을 처음 공개한다.
4부에서는 경북 왜관에서의 어린 시절, 남편을 일찍 잃고 억척스럽게 일한 어머니 등 가족은 물론 남자 친구에 대한 이야기까지 사적인 내용도 솔직담백하게 털어놓았다. 5부에서는 자신의 내면의 기억들을 보여준다.
조선희 저. 황금가지. 292쪽.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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