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호사가들의 표현을 빌리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은 고사하고 제발 기업이나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애원하고 있는 형편이다.
묵은 해 중소기업들은 숨쉬기조차 버거운 시간을 헤치고 갑신년을 맞았다. 극심한 내수부진에 따른 판매난, 실업률 증가에도 불구하고 점점 더 심화되었던 인력난, 시시각각 불안에 떨게 했던 자금난 등은 일년 내내 중소기업들이 붙들고 있던 화두 같은 것들이었다. 그리고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런 결과도 없이 새해를 맞이했지만 작년에 이어 내수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기업하기 좋은 환경에 놓여있지는 않은 것 같아 보인다.
특히 올해는 고용허가제와 주5일근무제를 서둘러 시행해 중소기업들에게 노사불안 및 인건비 등 비용부담을 증가시키고 그동안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왔던 병역특례제도와 단체수의계약제도마저 축소될 것으로 예정되어 있어 인력난과 판매난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소기업들을 엄동설한에 보호장구는커녕 옷마저 벗긴 채 칼바람속으로 내몰고 있는 상황이나 마찬가지다. 사정이 이쯤되다 보니 다 필요없으니 기업이나 할 수 있게 해달라는 말이 허언은 아닌 듯 하며 정부의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어 중소기업들이 해외로 떠나거나 사업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새해가 밝고 벽두엔 많은 사람들이 이것저것 계획을 세우고 그것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 담배를 끊거나 가족의 무해무탈을 희망하는 지극히 소박하고 개인적인 것부터 사업의 번창이나 국가사회의 발전까지 각자의 희망은 다양하고 천차만별일 것이다. 중소기업들도 갑신년 새해벽두에 희망한다.
올해만큼은 정부에서 추진하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이 반드시 이루어져 최소한 어느 것이나 한 가지만이라도 걱정없이 기업할 수 있는 해가 됐으면 하고 말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