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적으로 재학생들은 평소 점수보다 더 떨어지고 재수생은 대부분 강세란다. 이러다간 고등학교를 4년제로 해야 될 판이다. 이제 대입 수능시험에 재수는 필수 코스가 되어가고 있다.
외국의 언론사들은 한결같이 한국의 수능시험을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현상으로 보도하고 있다. 고로 지금의 수능시스템은 시급히 바꿔야 한다. 학생들은 단 한 번 시험에 자신의 인생이 결정되기 때문에 엄청난 부담감을 갖고 수능 시험에 임한다.
나는 대학이 어떤 기준에 의해서 학생을 선발하는가가 입시변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현 정부도 수시모집을 확대하고, 입시 전형에서 다양한 전형자료를 대학이 활용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입시에 대한 지나친 비중을 낮추어보려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전형자료가 제시된다고 해서, 대학이 그 자료를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사회 자체가 이미 학벌에 따라 서열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대학은 독자적으로 학문적 토대를 구축하고, 그에 필요한 여러 재원을 기업이나 정부로부터 조달하는 게 아니라, 대학이 그 인적자원의 수요를 위해 학문 연구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수능점수밖에는 학생들을 평가할 수 없는 현재의 교육제도를 시급히 뜯어 고쳐야 한다.
그리고 우선은 수험생의 부담을 덜고 수능의 내실화를 위해 분할실시를 해야 한다. 더 나아가서 대학입시에서 절대적인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수능을 대학입학 자격시험으로 바꾸어야 한다. 또한 점수제를 등급제로 바꾸는 방안도 도입해야 한다.
선진국으로 가는 제일의 첩경은 경제적인 부가 아니고, 사회가 가지고 있는 공동체의식과 철학적 가치에 대한 공유일 것이다.
수능에 목을 맨 채 괴로워하는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 아니 한국의 모든 교육주체들이 더 넓은 안목으로 조국의 미래를 보게 해야 한다. 하루 빨리 수능 시스템을 고쳐 다시는 수험생 한 명이라도 그 성적으로 인해 목숨을 끊는 학생들이 나오지 않는 나라를 만들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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