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대학진학을 목표로 하는 고교생들을 동원하는가 하면, 일부 직업훈련생들이 신원확인을 받지 않고 직접 참가확인서를 작성한 뒤 행사장을 떠나는 등 생색내기용 행사에 그치고 있다.
대전지방노동청 등에 따르면 대전노동청과 대전시가 주최하고, 한국산업인력공단 충청지역본부에서 주관, 8천800여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2003년도 직업훈련·자격·채용박람회’가 3일간의 일정으로 19일 개최됐다.
그러나 행사 첫날인 이날 오전, 대전지역 모 고등학교에서 대학 진학 등을 준비하고 있는 이 학교 고3 학생 280여명을 행사장에 소집해 출석을 부르는 사례가 발생, 참가자가 적을 것을 우려해 일부 고등학생들이 행사장으로 소집된 것 아니냐는 지적을 사고 있다.
이 학교 한 여고생은 “행사에 전혀 관심도 없는데 출석을 부른다고 해서 억지로 행사장에 나왔다”며 “대부분의 급우들이 행사장을 제대로 보지도 않은 채 빠져 나왔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또 “채용박람회는 진짜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찾아가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이날 행사에 참가한 대전시 중구 모 직업훈련학교 교육생 30여명 중 일부가 참가확인서를 행사장 밖에서 본인이 직접 작성, 취업을 위해 참가했다기보다는 동원됐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한 교육생은 “같은 반 교육생이 참가확인서를 적으라는 말에 행사장 밖 주차장에서 학교에 참가확인서만 제출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에 작성하게 됐다”며 “일부 교육생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전시 교육청 관계자는 “대전권 실업계 고교 13개와 인문계 고교에 채용박람회를 체험학습으로 활용해 보자는 권고는 했지만, 강제성을 띠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노동청 관계자는 “교육청에 행사와 관련해 원하는 학생들의 관람을 홍보하도록 협조를 부탁하기는 했으나 이같은 일이 생길 것은 예상하지 못해 유감스럽다”며 “당초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행사 진행에 보다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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