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에서 프랜시스 코폴라 감독의 아버지가 가세해 아카데미 작곡상을 받았고, 감독의 누이까지 마이클 콜로오네의 누이 역을 맡아 가족끼리 북 치고 장구 친 것도 특기할 만하다. 뒤에 여러 가수들이 줄지어 부른 주제곡 ‘Speak Softly Love’는 영화음악의 백미로 꼽힌다.
말론 브랜도와 알 파치노를 이소룡과 함께 선망한 우리는 이런 철부지 얘기를 했었다. “미국 깡패들은 다 어디 갔나. 이탈리아 사람들이 설치게….” 미국이 이민사회라는 걸 모르고 한 소리였다. 지금 미국내 최대 민족은 독일 민족(21%·5800만)이다. 다음으로 아일랜드계(3700만)로, 주류인 앵글로색슨(3200만)보다 많다. 뉴욕의 가장 큰 명절인 세인트패트릭데이는 아일랜드 명절이다. 그러나 흑인 숫자와 엇비슷한 13%의 앵글로색슨이 미국을 움직인다. 독일계나 아일랜드계는 튼튼한 중산층을 형성하지만 꼭대기로 가면 머릿수가 적다.
역시 소수인 이탈리아계는 거의 ‘미국백인’에 편입되었으나 한때는 히스패닉처럼 이방인 취급을 당했다. 조디 마지오가 56게임 연속 안타를 치자 비로소 그들을 제대로 된 백인으로 끼워줘 미국백인 숫자를 늘렸다고도 한다. 백인이라고 다 백인이 아닌 것이다.
어찌되었건 영화를 통해 낯익은 미국내 이탈리아 이민자의 독특한 문화를 이제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이민 2, 3세대는 미국 문화에 완전히 젖어들었다. 자기들끼린 결혼도 되도록 피한다고 한다.
가난과 범죄 속에서 리틀 이탈리아란 신조어를 낳은 초기 모습은 완전히 자취를 감춘 것이다. 그들에게 종교적 경지에 가까운 일요일의 파스타 점심도 미국식 ‘아점’인 브런치에 자리를 내줘야 했다. 또, 세계에서 호평받는 자신들의 에스프레소 커피를 외면하고 스타벅스 등 미국의 커피문화를 더 선호한다.
영화 속, 비토의 이탈리아 고향이 떠오른다. 아버지의 장례식 중 형 파울로가 살해당하고 어머니의 희생으로 목숨을 건져 미국으로 도망치는 비토의 모습, 그것과 미국내 한 불법이민 규제단체 홈페이지의 ‘미국이 침공당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중첩된다.
미국 경제가 하향선을 그릴수록 반(反)이민정서는 고개를 들 것이고, 그러면 이민자들은 기득권을 위한 미국 사회 편입을 더 열망할 것이다.
미국 속의 이탈리아인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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