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오파트라의 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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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의 나신

  • 승인 2004-03-04 00:00
  • 최충식 논설위원최충식 논설위원
무령왕릉 발견 및 발굴 30주년을 맞아 복원된 3차원 입체 영상을 보았다. 영구 폐쇄되기 전 조금은 음습한 무덤방 속에 들어가 본 이후 여지껏 남은 아쉬움을 얼마큼 달랠 수 있었다. 부여 왕릉 얘기 추가.

현재 미국과 이탈리아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像)을 레이저 스캐너 방식 등을 이용해 공동 복원하는 중이다. 이것을 보고 클레오파트라의 실제 모습을 재현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관계자들은 3차원 입체 영상 자료가 없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파스칼이 묘사한 그녀의 코, 그리고 용모의 실상에 대한 이렇다할 아무런 근거도 없다. 양귀비와 함께 유사 이래 미인 중의 미인으로 꼽히지만 분명한 것은 그렇게 썩 미인은 아니라는 일단의 추정들이다.

실존인물이면서 그녀는 버나드 쇼 등에 의해 미화되고 허구화된 소설 속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이 점에서 카추사, 테스, 노라, 스칼렛 오하라와 별반 다르지 않다.

얼마 전에 클레오파트라궁(宮)으로 불리는 해저 궁전을 찾아냈을 때 그려진 가상의 나신(裸身) 또한 궁금증을 한층 증폭시켰을 뿐이다. 가장 근접한 시대의 기록인 플루타르크의 ‘안토니우스전’에는 그녀의 실제 미모는 결코 경탄할 만큼 빼어나지는 않았다고 적고 있다.

극단적으로, 리처드 생크먼은 보기 흉할 만큼의 매부리코에다 살이 쪄서 도톰한 얼굴이라 주장한다. 한편 미야오 토미코가 아사히신문에 연재한 ‘클레오파트라’(중앙M&B, 1권 p.20)에도 당시 이집트의 미모의 조건으로 “동그랗고 통통한 얼굴, 늘 젖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검은 머릿결, 부드러운 회색빛 눈” 등을 적시한다.

남아 있는 화폐의 초상이나 다른 자료들을 분석, 종합해보면 클레오파트라는 그리스계 이집트 사람으로 갈색 피부였다. 매부리코에 큰 입을 가졌다고도 하며 몸매는 개성미에 가까웠다.

그런데도 로마의 영웅 시저와 안토니우스를 단번에 사로잡고 역사를 뒤바꾼, ‘죽음을 무릅쓰고라도 그녀의 사랑을 얻으려고 할 정도’로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었다. 그것이 무엇이었을까? 그녀의 목소리는 현악기와 같았다고 전한다. 이집트와 그리스어 등 수개국어를 구사해 어떤 민족과도 말이 통했으며, 설득력 있고 좌중을 향기롭게 감싸는 태도도 빼놓을 수 없었을 것이다.

가정이지만, 클레오파트라는 지금 살아도 인기를 누렸으리라고 본다. 스타 기질이 뛰어난 데다, 모기를 쫓기 위해서 색조 화장을 했다는 속설이 있으나 화장술에도 조예가 깊었으니까, 그리고 캠발 또한 화상채팅을 하는 젊은이들 언어로라면 ‘죽일’ 것 아닌가.
더욱이 재치있고 유능하며 신중하고 헌신적인 여왕이었다. 더욱 큰 매력은 풍부한 교양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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