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간에도 육정(肉情)에서 나왔건, 심정(心情)의 일이건 잘 익은 김치 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게 오르가슴에서 나왔을 수도 있겠고, 아닐 수도 있다. 오색 무지개를 타고 가다 떨어진 느낌, 혹은 푸른 초원에 누워 듣는 일곱 개의 종소리? 10초 가량(남), 15~20초 또는 극소수는 1분 가량(여) 느끼게 되는, 뭐 그런 것.
그것은 하늘을 나는 새로 표현되기도 한다. 도달할 때의 느낌이 그처럼 날아갈 것 같아서인가. 아이가 어디서 태어났느냐 물으면 다리 밑에서 주워 왔다거나 새가 데려왔다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어린 왕자’에도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
그 ‘느낌’이란 얼마든지 가변적이고 주관적일 것이다. 사회면의 기사도 그 하나일 뿐이다. 성행위 중 “거의 항상” 오르가슴을 느끼는 비율이 남 96%, 여 55%라는 외국의 성 관련 연구지(誌)의 내용이었다. 남성의 퍼센트, 여성의 58%가 수음으로 오르가슴을 경험했다든가, 보름달이 뜨면 여성이 성적으로 30%나 더 활발하다는 의학 학술지의 재미있는 보고 사례도 나왔다.
때로 포르노그라피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서갑숙은 멀티(멀티플) 오르가슴이라는 걸 광고에 써먹지만 그 오리지널인 클레오파트라가 들으면 웃겠다.
그녀는 알렉산드리아의 한 사원에서 이에 관한 단련과 실습을 거쳤다. 통계상으로 이처럼 여러 번의 오르가슴에 도달한 여성은 전체의 14%라 한다. 나폴레옹의 아내 조세핀은 잠자리에서 어떻게나 요란하게 떨어댔던지 나폴레옹이 침대에서 떨어질 정도였다. 드물게는 배우 브리지트 바르도처럼 하루라도 오르가슴을 경험하지 못하면 잠을 자지 못하는 특이체질도 있다. 가장 놀라운 리포트는 ‘새로운 파트너’나 ‘강간’이 남녀 모두 극도의 절정에 이르게 한다는 마스터즈와 존슨의 그것이다.
이슬람 전승들을 채록한 이야기책에는 ‘성기에 축복 내리신 알라는 칭송받아 마땅하리, 알라는 여성의 곳곳에 환희를 심어 주고……’라는 구절이 나온다. 우주공간에 머무는 별까지 남성과 여성이 있고, 그로 인해 움직인다고 보았던 사람들도 있었다. 극과 극이, 음과 양이, 그리고 천지가 만나는, 그 열락(悅樂)의 문으로 인해 우주가 운행되고 섭생이 이루어지는지는 여기서 뭐라고 단언할 수 없다. 그만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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