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에 무던히도 불렀던 노래다. ‘독도는 우리 땅’으로 잘 알려진 가수 정광태. 이 노래가 크게 히트했을 당시 독도수비대장에 의해 그는 명예군수로 위촉되었다. 얼마 전에는 독도 명예 군수답게 아예 본적을 서울 마포구에서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도동 산 63번지(그의 노래에는 ‘경상북도 울릉군 남면 도동 1번지’)로 옮겼다.
독도 지킴이 정광태는 일본을 방문하려 했다. 일본의 독도에 대한 망언에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결격사유가 너무 많다”는 대사관 측의 회신을 들어야 했다.
18년만인가. 정광태는 새 독도 노래를 내놓았다. 변명 비슷하게 “다시금 우리의 독도를 생각하고 싶다”고도 했다. 곡명은 ‘아름다운 독도’.
‘나는 가리라 그 섬에 가리라/ 아침 해 첫 태양 떠오르는 거룩한 우리 땅/ 얘야 일어나라 너도 가자꾸나’ (박인호 작사・작곡)
훗날 그는 필시 우리 독도사에 몇 줄의 글로 남으리라. 그를 본받았음일까? 자발적인 극일(克日) 정신의 발로일까? 후배 가수들이 줄줄이 그를 따랐다. 아직 일반에 생소한 신인인 김성집은 데뷔곡 ‘기약’의 뮤직비디오에서 일장기를 태우는 장면을 실었다. 국내에서조차 이로 인해 비난과 찬사를 모두 들어야 했다. 심하다, 후련하다, 둘로 엇갈렸다.
조성모, 엄정화, 김장훈과 싱어송라이터 이경섭이 공동 제작한 ‘조이프로젝트―1년간의 사랑’ 뮤직비디오에서도 일장기를 태웠다. ‘들끓는’이라고 표현하기엔 오히려 담담한 반일감정을 그렇게 대변했던 것이다.
우리가 당연히 우리 땅이라고 외면하고 방심하는 사이, 일본 신문 사설의 논조를 잠깐 보자. ‘정부는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역사적・법적 근거를 다시 제시,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명)에 대한 불법 점거 해제를 한국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 그런가 하면 ‘영토문제를 지방자치단체에 맡겨서는 안 된다’며 발끈하고 나서고 있다.
급기야 독도찾기운동본부라는 단체는 ‘지키기’가 아니라 ‘찾기’를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한일어업협정에서 독도를 ‘중간수역’으로 지정, 이 섬에 대한 배타적 권한을 사실상 잃었다는 것이다.
독도. 괭이갈매기 소리가 특히 아름다운, 온갖 풍상을 겪으며 견디며 살아온 한민족에게 단순한 섬 이상의 의미가 있는 외로운 섬. 언제까지 우리 땅을 우리 땅이라고 주장하는 노래를 불러야 하나. 대통령도 아닌 가수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