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가 하면 ‘립스틱 지수’에 ‘브래지어 지수’까지 있다.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면 비교적 값싼 립스틱이나 브래지어로 구매욕을 벌충하려는 대리만족에 기인한 말일 게다.
치마 길이가 경기의 기준이라는 것도 근거 없는 소리는 아니다. 문화인류학자 클로버가 통계적으로 처음 제시했는데 패션이 다양화된 지금은 당연히 신빙성이 크게 떨어졌다. 실제로 30~40년대 후반의 불황 때는 긴 치마가 대인기였다.
그때의 치마 길이와 경기 추이를 그래프로 그리면 영락없는 쌍곡선이다. ‘인간동물원’을 쓴 동물행동학자 데스먼드 모리스는 먹이가 풍성할 때 털갈이하는 야생동물과 경기 상승시 치마가 짧아지는 여성 심리를 비유하기도 했다.
호사가의 표현대로, 술집과 함께 미니스커트가 인류 최고의 발명품인지는 모르나 하여간 이걸 둘러싸고 말들이 많다.
미니스커트를 입으면 신체 노출로 혈행을 도와 다리가 5~7% 굵어진다는 속설도 그 하나다. 일설에 따르면 한의학적으로 하체를 과다 노출하면 자궁에 냉(冷)을 불어넣는 꼴이 되어 해롭다고도 한다.
다리가 굵으면 어중간한 길이로 감추려 들지 말고 피부색보다 살짝 짙은 스타킹에 무릎에서 조금 올라간 치마를 입으면 더 날씬해 보인단다. 가는 다리엔 투명 스타킹을 신어야 볼륨감이 살아날 테고.
포플린이 유행하자 광목치마를 벗어던진, 미니스커트 한 번 못 입어본 우리 어머니․할머니들이 생각난다. 치마는 사랑을 부르기도 하고 눈(雪)을 부르기도 한다.
기온이 0도일 때의 체감온도는 미니스커트를 입으면 영하 2도, 청바지를 입으면 영상 4도. 치마길이를 2㎝씩 올릴 때마다 체감온도가 0.5도씩 낮아진다. 멋내기도 좋지만 감기 조심할 일이다.
그러나….
치마가 길어지면 눈이 많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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