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E-PORT:친환경보고서] 화장품 분리배출 어떻게 해야 하지?

[REE-PORT:친환경보고서] 화장품 분리배출 어떻게 해야 하지?

2021-08-27 08:19

컷-친환경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화장품이 몇해 전부터 남성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화장품 사용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화장품 용기도 제품을 만든 회사의 정체성을 담은 것으로 인식되면서 용기도 점차 화려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화장품 용기를 제대로 분리해 배출해 버리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기업들이 소비자들의 시각을 자극하기 위해 각양각색의 플라스틱 복합 재질을 사용하면서 분리배출하는 정확한 방법을 몰라 대부분 일반쓰레기로 분류해 처리하고 있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그래서 화장품 용기의 또다른 이름은 '예쁜 쓰레기'다. 이 예쁜 쓰레기를 분리 배출해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래서 환경 피해의 또하나의 주범으로 지목받는 화장품 용기의 정확한 방법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실천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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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준비한 다 쓴 화장품 용기들. 김지윤기자
체험을 하기 전 화장대 위에서 오랜 시간 안쓰고 자리를 차지하는 화장품들을 모았다. 며칠 전 대청소를 했던 탓에, 큰 용기의 화장품들은 이미 버려 작은 화장품들이었지만 다행히 여러 모양의 용기들이 있어 분리배출 체험을 하기엔 충분했다.

▲튜브형 용기, 물에 씻으면 안돼'=2개의 튜브형 화장품을 집어 고민없이 가위로 반을 갈랐다. 안에는 미쳐 다 쓰지 못했던 화장품들이 남아 있었지만, 유통기한이 지난 탓에 버려야만 했다. 하나는 파운데이션이 담겨있던 용기였는데 남은 화장품을 신문지에 덜어내고 키친타올로 깨끗하게 닦았다. 남은 화장품은 절대 흐르는 물에 씻어 버리면 안된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 화장품 대부분은 화학물질이기 때문에 물로 씻을 경우 수질, 토양 오염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전까지는 이런 사실을 몰랐는데 갑자기 '이런 것도 몰랐다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창피했다. 안에 남은 화장품이 없게 꼼꼼하게 닦은 뒤 뚜껑은 플라스틱으로, 몸통은 페트병으로 분리배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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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용기 뒷면을 확인하자 'OTHER'표시를 발견하고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했다.김지윤기자
문제는 다른 튜브형 용기였다. 같은 방식으로 열심히 가위로 자르고 닦았는데 화장품 뒷면에 'OTHER'라고 써있는게 아닌가. 순간 짜증이 밀려왔다. OTHER라는 표시가 있으면 여러 소재를 섞어 만든 복합재질 플라스틱이기 때문에 재활용이 안되기 때문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뒷면을 확인해 볼 걸 그랬다. 아쉽지만 일반 쓰레기통에 미련 없이 화장품 용기를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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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오른쪽은 유리로 분류해 분리배출이 가능하다. 오른쪽의 펌프와 라벨지는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김지윤기자
▲펌프형 용기는 '일반 쓰레기로 분류해야'=펌프는 스프링이 섞긴 복합재질이기 때문에 재활용이 어려워 일반쓰레기로 분류해 처리했다. 헤어오일을 담고 있던 용기였기 때문에 클렌징워터로 여러번 닦아줘야 했다. 용기를 닦고 남은 클렌징워터도 물에 버리면 안됐기 때문에 꽤 번거로웠지만 신문지에 조금씩 흡수해 말려 일반쓰레기로 버렸다. 화장품 뒷면에는 유리로 분류된다는 표시가 있었고, 잘 닦은 용기의 라벨을 제거 한 후 분리배출 했다. 라벨도 손쉽게 제거됐고 순조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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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거울을 깨고, 다른 플라스틱으로 분류가 안되는 다른 재즐을 떼어 내려 노력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했다. (아래) 중간에 껴있는 고무가 빠지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했다. 김지윤기자

▲'번거로운' 스틱형 립스틱, 거울이 달린 용기=화장품 용기 분리배출을 했던 과정 중 제일 번거롭고 어려웠던 것이 바로 립스틱 통 버리기 였다. 친구의 꿀팁에 따라 스틱형 립스틱을 분리배출 하기 전 냉동실에서 하루정도 얼렸다. 그렇게 하면 안에 남은 립스틱을 쉽게 제거할 수 있단다. 안에 남아있던 립스틱을 다 꺼내고 중간에 있는 고무재질로 된게 있었는데 아무리 힘을 써도 꺼내지지 않았다. 10분 쯤 이 고무와 사투를 버리다가 도저히 뺄 수 없다는 생각에 포기를 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분리가 어렵거나, 오염이 심할 경우에는 그냥 일반쓰레기로 분리배출 하면 된다는 정보를 발견했다. 조금만 더 하면 빠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 미련 없이 일반 쓰레기로 분류해 처리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거울이 달린 섀도우 용기를 배출하는것도 힘들었다. 남은 섀도우는 신문지에 넣고 가루로 만든 뒤 일반쓰레기로 배출하면 됐다. 다만 거울을 어떻게 떼어내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다.

집을 아무리 뒤져봐도 거울을 뗄 만한 도구가 없었다. 이번에도 실패할 수 없다는 생각에 거울을 깨고 제거하기로 마음 먹었다. 다만 집안에서 거울을 깨면 위험할 수 있어 밖으로 나가 사정없이 거울을 깨고 다치지 않게 신문지로 싼 뒤 일반 쓰레기로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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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비닐, 유리, 페트, 플라스틱으로 분비배출이 가능한 화장품 용기들. (아래) 다른 재질을 떼어 낼 수 없거나, 오염이 심해 일반쓰레기로 배출해야 하는 화장품 용기들. 김지윤기자

화장품 분리 배출 방법을 알아보고 직접 해본 결과, 생각보다 너무 번거롭고 종류가 너무 다양해 복잡했다. 그렇다고 분리배출 없이 마구잡이로 쓰레기를 버릴 순 없지 않은가.

화장품 용기 별로 정확한 분리배출 방법을 시나 지자체에서 알려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생활쓰레기 분리배출 방법에 대한 안내 문구는 쉽게 찾아 볼 수 있지만, 이렇게 세세한 정보를 알기 위해선 직접 인터넷 검색을 할 수 밖에 없다. 또한 이번 체험을 통해 분리배출이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고, 앞으로도 귀찮더라도 꾸준히 분리배출을 해 환경 보호에 앞장서야 겠다고 생각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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