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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립예술단이 지난달 단원을 대상 명예퇴직수당 지급계획을 공고한 결과, 2명의 예술단원이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립예술단 명예퇴직수당 제도는 2017년 첫 예산을 세우고 2018년 첫 대상자가 나왔다. 2019년에는 신청자가 없어 예산을 반환했고 올해는 예산 3억을 확보한 가운데 상반기에만 2명의 신청자가 나왔다. 이들은 마지막 행정 절차상 문제가 없다면 오는 6월 30일 명예퇴직하게 된다.
명퇴수당 신청자는 연수 10년 이상의 40대 후반 단원 2명이다. 문화계에서는 시립예술단 소속 예술가들이 하나둘 떠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대전시가 명퇴하거나 혹은 은퇴한 예술 전문 인력풀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명예퇴직수당제는 성적순이 아닌 선착순이다. 연주나 무용, 합창 등 일정 기량을 유지해야 하는 예술가들에게 현역과 퇴직 사이에서 스스로 선택할 기회를 주는 것으로 타 시·도에서도 적극적으로 명예퇴직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현실이다.
교향악단과 무용단, 합창단, 국악연주단이 소속된 대전시립예술단은 1980년쯤 창립됐다. 단원 평균 연령은 대략 43세로, 20년 이상 된 단원은 95명으로 향후 몇 년 사이 퇴직 단원들이 크게 늘 수밖에 없다.
문화계 관계자는 "예술가들은 자존심이 세다. 자신의 기량이 떨어지면 과감하게 떠난다"며 "다만, 시립예술단은 조금 다르다. 퇴직연령이 되더라도 후배들을 지도하고 충분히 기량을 뽐낼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아쉬운 건 대전에서 키워낸 예술분야 전문인력들이 명퇴로 떠나는 것이 아쉽다. 대전시가 향후 쏟아져 나올 예술단원들의 미래를 고민해봐야 할 때"라고 했다.
명예퇴직수당제도가 도입됐을 당시 시립예술단원들이 "퇴직을 종용한다, 아직 무대에 설 수 있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것도 결국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예술가로서의 자존심과도 연결되는 대목이기도 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할 시점이다. 명퇴로 인해 공백이 생긴 예술단은 신규 채용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올해 예산이 남은 만큼 하반기에도 명퇴 공고를 낼 것"이라고 했다.
한편 대전시립예술단 예능단원들은 코로나19 생활방역으로 전환된 이번 주부터 정상근무를 시작했다. 6월과 하반기 오프라인 공연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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