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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명 서울 국악음반박물관 관장이 최근 서울의 허름한 골동품 상점에서 발견한 '문경새재아리랑(1935년 제작)'SP음반... 이 음반을 실제로 들어봤더니, 음질이 매우 깨끗했고 보관상태도 양호했다. 이 음반은 우리나라 '아리랑 연구'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손도언 기자 k-55son@ |
①…전라도 진도아리랑에 왜 경상도 '문경새재'가 있을까?… 아리랑 논란 '변곡점'
▶②…보물급 '문경새재 아리랑'의 가치는?…아리랑의 재발견
③…충북 제천과 충주 등 중원문화권 아리랑, 현재 위치는?<끝>
지난 12일 오후. 서울시 성동구 용답역 1번 출구에 도착한 뒤, 휴대폰 내비게이션을 켰다.
시장골목길과 모퉁이 여러 곳을 지났다. 10여분 뒤 내비게이션은 조용한 분위기 속 주택, 어딘가에 멈춰 섰다.
"어서 오세요". 노재명 서울 국악음반박물관 관장은 차분한 목소리로 필자를 안내했다.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자, 누렇게 빛바랜 SP음반 등으로 가득했다. 문헌·SP음반·사진 등 각종 국악 관련 자료만 6만 5천여 점.
이중에는 수억원의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는 SP음반도 있었다. 그가 35년여 간 수집한 자료다.
그중 기존 '아리랑 학설'을 뒤 흔들만한 자료가 궁금했다.
그는 자물쇠로 굳게 잠긴 상자에서 1935년에 녹음한 '문경새재 아리랑'의 SP음반과 가사지를 필자에게 처음 공개했다. [8일자 2면보도/ 기존 '아리랑 학설' 바뀌나…가장 오래된 '문경새재아리랑' 음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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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명 서울 국악음반박물관 관장이 최근 서울의 허름한 골동품 상점에서 발견한 '문경새재아리랑(1935년 제작)'가사지.가사지에는 '문경세재'라고 적혀있다. 손도언 기자 k-55son@ |
문경새재 아리랑 음반에 담긴 옛 명창들의 아리랑 소리를 직접 들었다.
"문경새재는 웬 고갠고 구부야 구부 구부야 눈물이 난다. 아르르르르르 아르르르르르 아라리요". 문경새재아리랑의 첫 구절이다.
80년이 훌쩍 지난지만 SP음반은 아주 깨끗하게 들렸다. 아리랑을 불렀던 명창은 '문경새재'라고 정확하게 발음했다.
가사지는 '聞慶(문경)세재'라고 또박또박 적혀 있었다.
그는 "우리나라 국악계가 그토록 찾고 싶어 했던 '문경새재 아리랑'"이라며 "본보의 단독 보도 후 각지에서 문의가 쇄도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어렵게 구한 '대구아리랑' 등의 국악음반박물관 소장 자료들이 일부 지자체, 학자들에 의해 무단으로 도용돼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노 관장은 '문경새재아리랑'이 담고 있는 의미 등을 이렇게 설명했다.
먼저 문경새재 아리랑 SP음반과 가사지는 아리랑 전반의 기원과 원류 등을 엿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아리랑 등은 악보 없이 구전으로 내려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문경새재 아리랑 발견은 실물, 즉 SP음반으로 제작되면서 '아리랑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아리랑의 상징인 '아리랑 고개'가 과연 어디냐고 물었을 때, 이젠 '문경새재'가 한층 부각될 수 있게 됐다.
또 아리랑 등 국악의 불모지로 알려진 '영남권 국악'이 번성했다는 것을 증빙할 수 있게 됐고, 특히 경북 문경새재 아리랑에 사활을 건 문경시는 브랜드 자체를 높일 수 있는 기회다.
문경시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문경새재아리랑이 새롭게 발견되면서 아리랑 역사도 새롭게 변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도언 기자 k-55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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