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정문현 교수 |
대전체육회 '송년의 밤' 행사는 체육회, 생활체육회, 장애인체육회의 3개 단체가 각각 따로 개최하던 행사를 수년 전부터 단일 행사로 추진해 온 송년행사다. 초기에는 "왜 같이하느냐?", "그래서 공로자들을 제대로 격려할 수 있겠나?" 등의 비판적인 시작들이 더러 있었고 그래서 참석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는데 올해 행사를 보니 모두가 흥겨워하는 분위기였다.
이날 행사를 보며 필자는 대전 체육이 나아갈 길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유난히 숙제가 많았던 2019년 대전 체육을 잘 마무리하고 대전 체육 제2의 도약을 위한 기반 사업들을 잘 추진해 왔다.
한밭야구장 신축을 통한 프로스포츠 관람의 현대화와 스포츠마케팅 추진, 한밭종합운동장 이전 후속 조치 대책, 대전시티즌 기업구단 화로 시 예산 절감 및 대전 대표 프로축구단의 새 방향 모색, 2030 충청권 아시안게임 공동개최 추진 등이 대전 체육의 굵직굵직한 어려움을 해결하였다고 생각한다.
허 시장은 축사를 통해 "체육회장 선거의 공정한 진행과 대전시티즌에 지원했던 80억 원의 예산을 시민들을 위한 체육예산에 사용하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여러 가지 체육 관련 사업들을 잘 추진해 준 허 시장이지만, 사실 대전 시민들은 그래도 걱정이 많다. 대전시티즌과 관련된 사안들, 한밭운동장 대체 방안들, 야구장 신축에 따른 기대와 변화들, 2030아시안게임 유치에 대한 걱정들이 크다.
무엇보다 내년 1월 15일 치러지는 민간체육회장 선거에 걱정이 크다.
저마다 뜻을 가진 출마자들이 지인들을 총동원해 편을 가르고 있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선거 후유증이 발생할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체육회장 선거는 폐습[弊習] 되었던 정치인들을 배제한 순수 체육 발전을 모색하기 위한 국가 최초의 제도를 실험하는 선거가 된다. 절대 정치인을 선출하는 것이 아닌 대전 체육을 이끌어 줄 최고의 선장을 뽑는 기회를 국가가 시민에게 부여해 준 기회이다.
정당선거가 되어선 절대 안 되며, 선관위에 정당인이 있어서도 안 되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선거 후유증이 없어야겠다. 그러려면 최고의 선장을 모셔 와서 이분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최고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모두가 협력해야 한다.
그 정답을 '2019 송년의 밤' 행사에서 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이 제시했다. 단일화 추대 방법을 제시한 것인데 대전의 체육계는 이미 선거에 불복하고 대전 체육을 이분시킨 혼란을 겪고 있어 대전의 많은 체육인이 고통받고 있다.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되겠다.
선거가 끝나고 모두 함께 대전 체육 발전을 위해 노를 저어가기 위한 단일화가 필요하다.
만약 지역 체육인들이 훌륭한 분을 모시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고 편 가르기를 하며 선거 후유증을 증폭시킨다면 대전 체육을 퇴보시킨 주역으로 대전 체육사에 길이길이 낙인 찍힐 것이다.
이번 주 금요일 오후 3시에 대전시는 충남대학교 취봉홀에서 '대전시 스포츠마케팅의 현황과 분석'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며 필자가 주제발표를 한다.
보통 세미나를 개최하면 학술적인 이야기들을 하지만 이번 세미나는 지난 6월 대전시 체육 현실에 위기를 감지한 대전시의 용역 수행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로 작금[昨今]의 현실이 한가하게 대전 체육을 논할 처지가 아니라는 충격적인 사실들을 발표하게 된다.
대전 체육인 송년의 밤 행사에 시 체육공무원, 체육회 직원, 장애인체육회 직원, 지도자, 종목단체 관계자, 선수 등 300여 명이 모인 모습을 보며, 이분들이 대전 체육의 주역인데 이런 사실을 알아야 될 텐데 라는 생각을 하며 아쉬움을 느꼈다.
모처럼 마련한 귀한 세미나 자리에 많은 체육관계자가 참석해 대전 체육의 현실을 이해하고 대전 체육이 더 발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심도 있고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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