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교육기관(대학)의 개인정보 손해배상책임보험 의무가입 폐지를 청원합니다'라는 글에 598여명이 동의의 목소리를 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6월 13일 '개인정보 손해배상책임 보장제도' 시행을 알리고 6개월간 계도기간을 갖는다고 발표했다.
개정된 정보통신망법에 따르면 직전 사업연도의 매출액 5000만 원 이상, 저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간 개인정보가 저장·관리되고 있는 이용자 수가 일일 평균 1000명 이상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등은 손해배상책임보험 가입 의무대상자가 된다.
이달 말까지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대학은 내년 1월 1일 이후 200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청원 내용에 따르면 이 '가입 의무대상자'에 대학을 포함하는 것은 지나친 확대 해석이다. 고등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인 대학이 영리 목적으로 운영되는 것은 아니며, 이는 대학의 교육 이념을 폄훼한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는 "방통위에서는 6개월간 계도기간을 줬다고 하지만 홍보도 제대로 안 되고 공청회를 열어서 의견을 수렴한 것도 아니다"며 "공공기관이나 대학같은 경우는 개인정보보호법 교육도 하고, 기준에 준해서 학생들 정보를 유지, 관리하고 있는데 방통위 주관 정보통신망법으로 끼워맞추다보니 난감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학가에서는 대학도 영리기관으로 포함이 되는지 방통위로부터 확실한 답을 받으려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전국 IT관리자 협의회 소속 임원 한 사람이 개인 자격으로 방통위에 민원을 제기했고, 국민신문고에서 청원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의원협회는 민원을 제기해 보유중인 개인정보를 통해 진료 확인 등 사실 확인이나 통지를 하는 경우에는 정보통신망법상 영리 목적 행위로 볼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대학가에서는 이와 유사한 답변이 돌아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대전의 한 관계자는 "대학을 영리기관으로 볼 거라면 등록금 동결을 시키지 말아야 한다. 이 법에 따르면 이득은 결국 보험사가 볼 것"이라며 "지금 있는 개인정보보호법으로도 이미 충분히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대학의 자율권을 보장해서 스스로 가입하게 해야지, 의무 가입 시키는건 대학의 자율권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유진 기자 1226yujin@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