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니폰 애니메이션과 후지 TV에서 총 52편의 텔레비전 애니메이션영화로 제작한 것이다. 이 동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쓴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세계명작 하나로도 유명한 작품이다.
다카하다 감독은 마르코가 헤어진 어머니와 다시 만난다는 단순한 스토리 구조에 소녀 피오리나와 주변 사람들과의 교류 속에서 마르코가 내적으로 성장 해 간다는 창작 이야기를 결합시켰다.
마르코 아버지의 이미지는 이탈리아의 영화 <자전거 도둑>을 참고로 하여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전편의 레이아웃을 담당한 미야자키 하야오의 뛰어난 장면 설정으로 방영 당시 시청률 30%를 웃도는 인기작이 되었다.
그 인기에 힘입어 1999년에는 98분짜리 극장용 애니메이션영화로도 제작되었다. 1882년경, 이탈리아 제노바에 살고 있는 마르코의 집안은 아버지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무료 진료소를 운영하고 있어 집안 형편이 어렵다.
그래서 엄마는 아르헨티나로 일을 하러 떠나고, 마르코는 엄마를 만나러 가기 위해 힘든 일을 하면서 돈을 모은다. 그러나 여러 사정으로 갈 수 없었던 마르코는 엄마로부터의 소식이 끊기자 밀항을 하여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고생 끝에 드디어 엄마를 만나지만 엄마는 병에 걸린 상태이다. 그러나 마르코를 본 엄마는 수술을 하기로 결심하여 건강을 되찾고 마르코와 함께 제노바로 돌아온다.
해피엔딩으로 마음까지 넉넉해진다. 드라마를 보면 갑부 엄마가 어찌어찌 하여 아들(딸)을 잃는 장면이 이따금 나온다. 일부러, 혹은 실수로 분실(?)한 아들이다.
그 엄마는 "세상 어디에 있더라도 부디 건강하게만 있어다오. 이 엄마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너를 반드시 찾을 테니까!!"를 다짐한다. 그러다가 아주 우연히 아들을 만나게 된다.
한데 이는 물론 시청률을 의식한 작가의 의도적 포석이다. 어렸을 적엔 나도 철이 없었다. 따라서 그러한 드라마를 보자면 착각하기 일쑤였다.
'맞아, 울엄마도 어디선가 아주 부자로 살고 있을 거야! 그리곤 언젠가는 기필코 나를 찾을 거야!!' 착각엔 커트라인이 없다더니 그 말이 꼭 맞았다.
삼만리(三萬里)면 자그마치 11,781.8182km이다. 그럼 지구의 3분의 1 정도 되는 셈이다. 그렇지만 나와 엄마와의 거리는 삼만리가 아니라 그보다 수백, 아니 수천의 배(倍)는 되고도 남는다.
여기에 자그마치 60년이나 되는 이별기간을 얹어야 한다.
나훈아는 그의 히트곡 [모정의 세월]에서 어머니의 존재를 이렇게 정의했다.
"동지섣달 긴긴 밤이 짧기만 한 것은 / 근심으로 지새우는 어머님 마음 / 흰머리 잔주름은 늘어만 가시는데 / 한없이 이어지는 모정의 세월 / 아~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이 일듯 / 어머니 가슴에는 물결만 높네~"
지인 중 치매와 건강 악화 등으로 인해 요양(병)원에 어머니를 모신 이들이 더러 있다. 문병을 다녀오는 발걸음이 천근만근임은 당연지사다. 힘들다고 푸념을 하는 이도 없지 않은데 그럴 때마다 나는 이런 말을 한다.
"어머니가 살아계시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행복한 것입니다." 불효부모사후회(不孝父母死後悔)라는 말이 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면 후회해도 이미 늦으니 살아 계실 때 효도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이는 또한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고자 하나 부모가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뜻의 사자성어 풍수지탄(風樹之歎)과 의미가 같다.
파랑새는 희망과 행복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자식이 어머니를 그리는 것은 파랑새(?)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 파랑새는 없었다. 그야말로 아호무념(我?無念)이다.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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