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에 최하류이면서 서해와 맞닿는 곳에 1990년 설치된 금강하굿둑 모습. |
[‘해양생태계 젖줄’ 금강하구, 개선방안은]
1. 금강하구 수질 해양생태계에 직결
2. 지자체간 갈등, 정부는 칸막이 행정
3. 주목받는 국내외 하굿둑 개방실험
4. 물관리 일원화 금강에서 실현해야
금강은 국내에서 세 번째 넓은 유역을 가진 국가하천이면서 지난 29년간 바다로부터 단절된 닫힌 하구로 운용됐다. 금강하구는 농공업용수를 저장하는 담수 기능만을 수행하면서 최근에는 독성 강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는 등 수질문제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그러나 하구를 공유하는 충남과 전북은 갈등을 빚고 정부는 칸막이 행정을 고수하고 있다. 금강하구 친환경적 발전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해양수산부는 금강하구에 환경 현안을 파악하고 새로운 운용방안을 모색하는 4년간의 장기 연구개발사업을 최근 완료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한국농어촌공사가 농·공업용수 공급 위주로 하굿둑을 운용해왔으나, 해양의 시각에서 금강하구를 연구하는 첫 시도다.
군산항과 장항항 앞바다에 자꾸 쌓이는 토사 문제와 김 양식장 황백화 현상, 해양생물 단종, 대량의 녹조류 해양방류에 따른 갯벌 하구생태계 영향 등을 검토하기 위해 시작됐다.
연구 결과 하굿둑의 비정기적 방류로 인해 장항항 부근부터 외해역까지 넓은 해역에 염분농도가 30psu 이하로 떨어지거나 예상치 못한 영양분 불균형을 초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저서동물은 금강하구 입구에서 적게 출현하고 외해로 갈수록 많아지는 경향이 관측됐으며, 민물과 바닷물이 충분히 섞이지 못하고 짠물은 아래에 가라앉고 민물은 표층을 흐르는 현상이 발생해 수층 표면에 빠른 유속을 발생시키는 것도 발견됐다.
해양수산부가 발주해 2015년부터 진행된 금강하구역 종합관리시스템 개발연구 최종보고서. |
특히, 강한 독성을 지니고 섭취할 경우 간암과 직장암 유발에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마이크로시스틴LR이 하구둑 내측 방류수에서 검출돼 해양생물 체내 농축 가능성도 예상됐다.
금강하구 갯벌에서 채집한 동죽에 유해 조류 추출액을 급여한 실험에서도 모든 실험구 생물체 내 장기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고, 체내 분해가 완료된 후에도 독성영향이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금강에 녹조가 발생했을 때 보를 개방해 하류로 흘려보내고 결과적으로 하굿둑을 통해 바다로 방류하는 물관리 정책이 하구해역 저서생물과 갯벌생태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또, 금강하굿둑의 방류가 인근 해역 김 양식에 영향을 끼쳐 가뭄으로 방류량을 줄였을 때 황백화현상이 발생한다는 게 처음으로 확인됐고, 군산항 내항에서는 연간 최대 120㎝ 퇴적물이 쌓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관 연구기관으로 참여한 명지대 이창희 교수는 "금강하구가 하굿둑으로 오랫동안 닫힌 상태가 유지되면서 강에서 내려오는 토사와 바다에서 유입되는 퇴적물이 안과 밖에서 쌓이고 있다"라며 "남조류가 하굿둑에서 배출돼 염분 높은 해양에서 일주일까지 생존하고 이를 생물이 먹는다는 점에서 강과 해역이 영향관계를 갖는 것으로 파악됐다"라고 설명했다.
세종=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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