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시민구단 대전시티즌이 하나금융그룹 기업구단으로 전환될 예정인 가운데 대전의 옛 애칭인 '축구특별시' 부활을 위해 지역 민·관·정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나금융그룹은 전방위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지역사회 일원으로서의 의무를 다해야 하며 시민들은 축구장을 가는 날을 뜻하는 (가칭) '풋볼데이' 운영 등 자발적인 성원으로 내년 시즌 1부 승격을 위해 힘을 보태야 한다.
정치권은 스포츠산업 활성화를 위한 입법노력에 나서 대전시티즌 투자유치를 침체 된 지역경제 활성화 모멘텀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허태정 대전시장과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은 5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모두 7개 조항으로 된 대전시티즌 투자협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본 계약 절차가 남아 있긴 하지만, 특별한 상황변화가 없는 한 1997년 지역기업 컨소시엄으로 창단한 대전시티즌은 2006년 시민구단 전환 이후 13년 만에 기업구단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시민들과 축구팬들은 앞으로 대전구단이 이날 투자협약서에도 명시된 바 있는 '지역사회 이익 환원 및 지역 스포츠 발전 기여' 등을 위해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역연고제를 택하고 있는 프로축구단의 경쟁력은 지역밀착 마케팅과 홈팬 지지 확보에 8할 이상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대전구단이 앞으로 대전 축구발전을 위한 토양을 튼튼히 다지는 것에서부터 이같은 노력이 시작돼야 한다는 데 이견이 없다.
U-18(충남기계공고), U-15(유성중) 등 유소년축구 시스템 인프라를 확충하고 어린선수들에게 프로무대 입문 때 대전구단에서 뛰고 싶다는 희망을 심어줘야 한다.
대전 홈인 '퍼플아레나' 대전월드컵경기장과 덕암동 클럽하우스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로 경기력 향상을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올해로 13회째를 맞고 있는 이츠대전축구대회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도 중요하다. 이 대회는 중도일보와 대전시티즌이 공동 주최하고 대전시가 후원으로 2007년부터 시작된 해외 명문클럽 초청 스페셜 매치로 K리그1과 K리그2 전체 구단을 통틀어 가장 먼저 시도된 전통성과 상징성을 자랑하고 있다.
시민과 축구팬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내년 시즌 1부리그 승격을 위해 시민구단 체제 때보다 더욱 큰 성원을 보내줘야 한다.
무엇보다 축구장을 자주 찾는 등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는 것이 시급하다. 올 시즌 프로축구는 한 경기 평균 K리그1 8000명, K리그2 2600명 가량으로 집계되는 등 관중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한 경기 최다 평균 관중을 기록하며 선풍적인 인기 몰이중이다. 하지만, 대전은 1경기당 고작 2000명 안팎에 불과하다.
홈구장의 만원 관중은 선수들의 사기와 경기력 진작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체육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 내년 시즌 대전의 1부 승격을 위해선 '퍼플아레나'를 홈팬들의 함성으로 가득 채워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정치권의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2018 스포츠산업 실태조사(2017년 기준조사)에 따르면 대전의 스포츠산업 시장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중하위권에 쳐져 있다. 대전을 하나금융그룹이 맡아 운영하는 것을 계기로 관련 분야 매출액 증대 및 기업유치를 위해 여야 의원들이 대전시와 지역 체육계 등과의 소통을 통한 입법노력이 필요하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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