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2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세종의사당 강력 드라이브를 건 가운데 한국당은 이른바 '문재인 표' 공약에 대한 원심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입법 정국이 열리는 정기국회에서 세종의사당법인 국회법 개정안 처리를 둘러싸고 양당의 혈투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지역 균형발전에 대한 과감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며 "국회 세종의사당 추진을 비롯해 2차 공공기관과 공기업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국정 기조 가운데 하나인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위한 핵심 카드로 세종의사당을 꼽은 것이다.
집권여당 원내 사령탑이 여야 의원과 이낙연 국무총리, 각 부처 장관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공식 언급한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이날 이 원내대표의 연설이 입법 정국 속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계류 중인 세종의사당법 처리를 위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미 이해찬 대표도 이달 초 국회에서 열린 세종시예산정책협의회에서 세종의사당 조기 설계 착수와 2025년 완공을 거론하면서 "운영위원회를 하루 빨리 열어 국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한 세종의사당은 현재 국회에 설계비 10억 원이 확보돼 있으며 내년 정부 예산안에도 추가로 10억 원이 반영됐다. 국회사무처 용역에서 최적부지(전월산 남측 50만㎡)와 함께 이전규모에 대해선 5가지 안이 제시됐다.
민주당은 지난 9월 당내 세종의사당 설치특별위원회에서 이를 검토한 끝에 세종 소재 정부부처 관할 10개 상임위원회와 예결위 등 11개 위원회 이전을 당론으로 확정했다.
하지만, 한국당의 반대기류도 만만치 않다.
얼마 전 막을 내린 국정감사에서는 한국당 일부 의원들로부터 아직 공론화가 안 된 사안으로 입법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김칫국부터 마시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나 다름없다.
설계비가 반영된 것에 대해서도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역구 예산 심의 중 소위 말하는 끼워 넣기 쪽지예산으로 만들어졌다며 대립각을 세웠다.
얼마 전에는 원심력을 더욱 키웠다. 한국당은 내년 회계연도 예산안 100대 문제사업 보고서에 세종의사당 설계비 10억원을 포함 시킨 것이다. 정기국회에서 세종의사당법 처리를 위한 드라이브를 걸 여당과의 충돌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범 여권으로 분류된 정의당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심상정 대표가 최근 세종시를 찾은 자리에서 "세종의사당 설치 논의 의를 21대 국회로 넘겨야 한다"며 속도조절론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세종의사당의 차질없는 설치를 위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국회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며 "충청 민·관·정이 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촉진을 위한 국가적 백년대계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설파하면서 한국당에 대한 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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