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 충남지사의 위기가정 긴급지원 프로그램. 적십자사 제공 |
대한적십자사의 위기가정 긴급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새 가구들(책상, 식탁, 의자, 수납장 등)을 집에 들여놓는 김혜연 씨(45, 가명)의 얼굴에는 미소가 넘쳐났다.
예산군에 위치한 혜연 씨와 아이들의 보금자리는 적십자 봉사원들의 도움으로 이미 대청소가 끝나 있었다. "누구세요?"라고 가구를 옮기는 적십자 봉사원에게 밝은 목소리로 말을 거는 혜연 씨의 아들 김지우(10, 가명) 군과 뒤에서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는 딸 지혜(12, 가명) 양의 표정은 해맑았다.
베트남에서 태어난 혜연 씨는 한국인 남편을 만나 결혼하고 개명도 했으나 남편의 반대로 한국어를 배우러 다니지 못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다. 남편은 근로 중 사고로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술에 의지하다 병원에 입원했다.
김혜연 씨의 근로소득 200만 원 중 150만 원을 남편의 병원비로 지출하면 50만 원의 생활비가 남는다. 생활비와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농장에서 주말도 없이 일을 하다 보니, 아이 둘이 머물고 있는 집안은 제대로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남편 명의의 금융재산이 있으나 남편은 치매 증상으로 소통에 어려움이 있고, 시댁 식구들은 김혜연 씨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금융사용에 동의하지 않아 경제환경은 항상 어려웠다.
그런 김혜연 씨에게 적십자 봉사원들이 다가와 빛이 됐다. 12살의 큰딸이 젖먹이 아기일 때부터 결연을 맺은 적십자 봉사원들은 한국말이 서툰 혜연 씨의 말벗이 돼 큰 힘이 돼왔다. 또 적십자사의 희망풍차 결연프로그램을 통해 주기적으로 방문해 생필품을 전달해왔다.
대한적십자사 충남지사의 위기가정 긴급지원 프로그램 모습. 적십자사 제공 |
청소를 마치고 깨끗해진 집안을 살피는 적십자 봉사원들은 당장 김혜연 씨의 어린 자녀들이 사용할 책상 등 각종 가구가 부족한 것을 발견하고 대한적십자사의 긴급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새 가구도 지원하게 됐다.
오랜 시간 김혜연 씨와 결연을 맺어온 적십자 봉사원들은 "아이들이 참 밝아졌네. 특히 첫째가 어두웠었는데 지금 달라진 모습을 보니 정말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대한적십자사 충남지사의 위기가정 긴급지원 프로그램 모습. 적십자사 제공 |
대한적십자사 충남지사의 위기가정 긴급지원 프로그램 모습. 적십자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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