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인천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태는 우리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키우기 충분했다. 10여 일이 지나도록 원인도 밝혀내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만 봐도 그렇다. 겨우겨우 조치했지만, 비린내 나는 물맛으로 실망감을 키웠다. 여전히 불신감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이번에는 발암물질 검출 사태다. 붉은 수돗물에 이어 비린내도 모자라 기준치 이상의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사실은 충격이다. 더구나 학생들 급식에 쓰이는 수돗물이라니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나아가 환경부는 수질검사 결과 발암물질이 검출된 것은 학교 자체적인 문제로 판단, 공분을 사고도 남는다. 특히 붉은 수돗물 사태 이후 안전하다고 믿어온 학부모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질 일이다.
K-water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돗물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 5개 국가의 먹는 물 수질 기준 중 가장 엄격하다고 정평이 나 있다. 미국과 영국의 주요 정수장의 글로벌 수질 기준 평균 달성률이 85%일 때 우리는 99% 수준이다. 지난 2017년 99.99%의 달성률을 기록했다. 단연코 세계 으뜸의 수돗물 수질 기준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예상치 못한 수질위험까지 선제적으로 관리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런 노력이 무색하게 붉은 수돗물에서 비린내로 이어지다 급기야 기준치 이상의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그래놓고도 안전하다고 떠든다면 말이 안 된다. 더구나 관리 소홀을 학교에 떠넘기는 것은 비겁한 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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