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돋보기]체육시설 불균형 결과는 '불편'과 '가난'

  • 오피니언
  • 스포츠돋보기

[스포츠돋보기]체육시설 불균형 결과는 '불편'과 '가난'

충남대 정문현 교수

  • 승인 2019-07-03 14:20
  • 신문게재 2019-07-04 12면
  • 박병주 기자박병주 기자
정문현
충남대 정문현 교수
정부의 체육예산은 국가 총예산의 0.03% 내외로 극히 미약한 수준이다.

국가 체육예산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기금사업을 통해 예산의 95% 이상을 지원하고 있는데 지원 방향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결정한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이러한 예산을 지원받아 지자체 예산을 더해 체육시설과 전문체육, 생활체육, 장애인체육, 국제체육을 진행하고 있는데 지자체별 상황은 많이 다르다.

17개 시·도 체육행정이 중요한 이유는 이러한 체계와 상황을 이해하고 적극적인 행정을 펼쳐 지역균형발전을 이뤄야 하는데 담당자들이 잘 모르거나 더 급한 사업에 지원한다. 특히 재원이 없다는 이유로 사업을 뒤로 미루면서 부익부 빈익빈 형태가 심화되고 있다. 때문에 17개 시·도 체육행정을 문체부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러한 현실은 우물 안 개구리 또는 상자 속의 쥐와 비교될 수 있다. 자신이 사는 지역 체육시설만 보고 생활하는 사람들은 그 지역 시설이 무엇이 부족한지, 다른 지역은 얼마나 발전하고 있는지 모른다. 현재 내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체육시설이 전국에서 어느 정도 순위에 해당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이는 행정을 하는 담당자나 자치단체장들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현재 주5일 근무제 시행, 고령화를 넘은 초고령화 사회 도래해 생활체육 참여 인구는 70%를 향해가고 있다. 국민들의 체육 활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체육시설은 상당히 부족한 실정이다. 배드민턴과 테니스를 하기 위해 30분씩 기다려야 하고, 예약을 며칠 전부터 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

지자체별로 시설이 부족하니 현재 있는 시설에서 체육 활동 하라는 식이다. 시·도별, 종목별로도 크다.

정부는 국민들의 체육시설 확충 요구가 빗발치고 있지만 이를 외면하고 있다. 국민들은 체육시설 이용이 불편한데도 그 원인이 문체부나 자치단체에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또한, 전국이 다 똑같을 거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아마도 체육시설이 많은 부자동네를 보면 기절할지도 모른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정부의 정책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만들고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기금을 지원한다.

전국은 지금 체육시설이 너무 부족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체육시설 보수나 신축에 쓰여야 할 체육예산 중 1200억 원 이상이 문예진흥기금 고갈 사태를 메우고 위해 사용되고 있다. 빼가고 있다는 말이 맞다.

전국에 체육시설을 추가로 짓고, 보수해야 할 체육예산을 빼앗기고 있는데도 국민은 물론 체육계는 아무 말이 없다. 손흥민, 이강인 선수를 칭찬하고 부러워하면서 애꿎은 전문체육 선수들만 죄인 취급하고 있다. 답답한 노릇이다.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체육시설 부자동네를 가보면 지역민들이 충분히 쓰고 남는 시설을 활용해 스포츠대회나 전지훈련팀을 꾸준히 유치해 엄청난 지역경제유발 효과를 누리고 있다.

혹자들은 대규모 체육시설을 돈 먹는 하마로 이야기 하는데 그것은 관리하는 담당자들이 가만히 있어도 월급이 나오는 사람들이라 적극적으로 스포츠이벤트를 유치해서 수익을 창출하고, 지역경제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없어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너무 충격적이어서 데이터를 공개하기가 어렵다. 다만, 대략 6000억 원의 전국규모 체육대회나 프로그램 예산이 전국에서 열리는 데 사용되고 있지만, 대전에는 10억도 사용되지 않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사용하는 예산이 연간 1조원이 넘는다. 전국 지자체와 체육회가 쓰는 예산만 봐도, 또 수집되지 못한 데이터를 합산한다면 금액은 조 단위가 될 것이다.

가난한 지자체가 대응투자비가 없어 체육시설을 설치하지 않아 생긴 결과들이다.

지역민이 사용할 체육시설도 없고, 군·소 스포츠대회를 유치할 시설도 부족해지면서 지역은 계속해 가난해지고,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30년간 지속되어온 자치단체 체육시설 불균형 결과는 이번 생애는 회복되기 어려울 것 같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도시철도 2호선 트램 8개 잔여공구 발주 요청… 건설업계 '예의주시'
  2. 세종시 '바로타', 행복도시권 대중교통 편익 극대화
  3. 세종시 '희망2025나눔캠페인' 반전의 역사 쓰고 마무리
  4. '올해가 마지막' 지역대 글로컬대학30 향해 막판 스퍼트
  5. [사설] 지자체 재난관리기금이 의료공백 ‘쌈짓돈’인가
  1. [2025 대전서부교육청] 박세권 교육장 "직원들 힘 합쳐야 일선 학교에 효과'"
  2. [사설] 지역 수출기업 '관세전쟁' 파고 대비를
  3. 점조직 중고거래 사기 활개 쳐 대전도 피해 급증…예방법은?
  4. 충남도, 올해 첫 추경으로 소상공인 현물 지원 575억 반영 요구
  5. [2025 대전서부교육청] 인성과 학력, 균형 잡힌 교육으로 미래 준비

헤드라인 뉴스


대전지역 사립대 등록금 줄인상 "재정 부담으로 불가피"

대전지역 사립대 등록금 줄인상 "재정 부담으로 불가피"

대전권 대학들이 장기간 등록금 동결로 인한 재정 부담을 견디지 못하면서 십 수년 만에 등록금 인상을 결정했다. 등록금을 내야 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은 치솟는 물가상승률에 학비 인상까지 더해져 시름이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대학 등록금심의위원회 결과 대전대를 제외한 4년제 사립대 모든 곳이 등록금을 인상한다. 이 중 한남대가 5.49%로 인상 폭이 가장 크다. 한남대는 2011년 인문대학, 간호대학 등 특정 단과대학에 한해 등록금을 최대 7.7% 인상한 바 있다. 그러나 2012년 5% 인하를 시작으..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27. 대전 유성구 봉명동 일대 돼지고기 구이·찜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27. 대전 유성구 봉명동 일대 돼지고기 구이·찜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지방 미분양 급증…비수도권 ‘DSR 한시 완화’ 등장할까
지방 미분양 급증…비수도권 ‘DSR 한시 완화’ 등장할까

지방을 중심으로 악성 미분양 사태가 급증하면서 비수도권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한시 완화 시행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당은 DSR 한시 완화를 통해 비수도권 미분양 주택 구입을 촉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최대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5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 1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7만 173세대로 집계됐다. 수도권 미분양은 1만 6997세대로 전월보다 17.3%(2503세대) 늘었고, 지방은 5만 3176..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새 출발을 응원합니다’…대전보건대학교 학위수여식 ‘새 출발을 응원합니다’…대전보건대학교 학위수여식

  • 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는 용신제 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는 용신제

  • 한파에 춥지 않도록 한파에 춥지 않도록

  • 봄철 산불예방 ‘이상무’ 봄철 산불예방 ‘이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