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형무소 수형기록카드 |
[3.1운동 100년 다시보는 대전형무소 100년] 3. 수형기록카드와 취사장터
6264, 4837 그리고 '54' ….
지금까지 보존된 '일제 주요감시대상 인물카드(수형기록 카드)는 6264장이다. 중복인물을 제외하면 모두 4837명의 카드가 남아있는 셈이다.
이 중 현재까지 확인된 대전형무소가 표기된 인물수는 54명. 이들의 수형기록 카드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또 다른 의미를 더하고 있다.
기결 사상범 수용 감옥으로 설정 된 것으로 알려진 대전형무소가 표기된 이들의 카드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2018년 '일제 주요 감시대상 인물카드'라는 이름으로 문화재로 등록된 일제강점기 수형기록카드 가운데 대전형무소가 적힌 카드는 시기상 가장 늦게 도입된 1930년대 전후에 쓰기 시작했던 유일한 가로 쓰기형 타입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기재된 54명의 수감자들에게 적용된 죄명은 대부분이 '치안유지법'으로, 일부는 국가총동원법 위반이나, 폭발물취체 등의 죄명이 기재돼 있다.
가로 15㎝, 세로 10㎝ 크기의 수형기록카드는 앞면에는 수감자의 상반신 사진이 뒷면에는 이름과 본적, 주소, 나이 등의 신상정보와 수감일, 선고일, 입감과 출감일, 형량, 형무소명 등 구체적인 수형 사항이 기록돼 있다.
카드 앞면의 인물 사진은 대부분 체포나 수감 직후에 경찰서와 형무소에서 촬영됐다.
1919년 세워진 대전형무소와 함께 여기에 수용된 이들의 신상을 담고 있는 카드는 100년 전 일제강점기 아픔이 깃들어 있다.
당시 이 카드는 일제에는 범죄자로 기록됐지만, 현 시대에는 일제에 맞서 만세를 부르고 독립운동을 펼친 사람들의 이름이 적힌 현대사의 비극과 역사적 교훈을 되새기는 카드인 것이다.
이와 함께 대전에는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 조성된 대전형무소 내 시설물 등이 여전히 잔존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9월 대전형무소의 역사관광화자원 조성사업 도중 발견된 취사장터는 3·1운동뿐 아니라 대전 근대사의 중요한 역사적 공간이다.
(재) 동방문화재연구원이 진행한 문화재 정밀발굴 조사에 따르면 취사장 건물의 기초시설과 창고건물 기초시설, 작업장(추정), 이동로, 배수로 시설 등이 확인됐다.
옛 대전형무소 우물주변(제1지점)에는 내부 맨홀과 연도로 추정되는 시설 화덕, 타일, 배수관 등이 확인돼 이 곳이 취사장이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미츠이시 내화벽돌 주식회사'라는 명문이 새겨진 벽돌들이 출토돼 불과 관련된 시설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경목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장은 "수형기록 카드는 일제강점기 일본인에 의해서 만들어진 카드로 총독부의 감옥 관련 기록물이다. 그만큼 수감자들의 당시 시대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라며 "현재 대전형무소 관련해서 자료가 없는 가운데 대전형무소가 표기된 50여장의 수형기록 카드가 수치적으로 남아있다는 자체는 대전형무소에 대해 밝히는 일부의 작업으로 큰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대전형무소 취사장 건축설계 도면 및 확인된 취사장 건물 |
취사장 건물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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