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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외출을 극도로 자제하면서 거리가 한산할 정도다. 약속 자체를 꺼리는 이들까지 생겨나면서 일상생활을 뒤바꿔놓고 있다.
5일 환경부 대기환경정부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충청권 초미세먼지(PM-2.5)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날까지 15일 연속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 환경부에서 정한 환경기준 나쁨(36~75㎍/㎥) 수준을 훌쩍 뛰어넘으며 역대 최악의 미세먼지로 꼽히고 있다.
초미세먼지는 일반 미세먼지보다 입자가 작아 몸속 깊숙한 곳까지 침투하고, 몸 밖으로 쉽게 배출되지 않아 노약자에게 매우 해롭다. 대전은 이날 오후 2시 현재 하루 평균 125㎍/㎥까지 상승했다. 유성구 상대동에서는 오전 6시 최고 176㎍/㎥까지 치솟았다.
세종도 하루 평균 153㎍/㎥를 기록하고 있으며, 신흥동에서 낮 12시 194㎍/㎥까지 오르는 등 최악의 미세먼지 공습을 받고 있다. 충남 역시 하루 평균 115㎍/㎥로 둔포면에서 오전 11시 최고 191㎍/㎥까지 폭증했다.
고농도 초미세먼지 공습은 지난달 19일부터 현재까지 15일 연속 지속되고 있다. 그것도 환경부가 정한 나쁨 기준보다 높은 ‘매우 나쁨’ 수준이다.
대전 주요 도심 곳곳은 평소보다 발길이 뜸한 것도 이 때문이다. 볼일 탓에 어쩔 수 없이 밖으로 나오는 이들은 마스크를 필수로 착용했고, 미쳐 마스크를 준비하지 못한 이들은 옷깃 등으로 입과 코를 감쌌다. 미세먼지 공급에 마음마저 우울해진다는 이들도 있다.
마스크를 끼고 볼일을 보러 나온 직장인 조모(28) 씨는 "연일 이렇게 미세먼지가 심하니 마음도 우울하고, 이상한 냄새까지 난다"며 "청명한 하늘은 어디 가고 이런 날이 계속되는지 답답한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연일 고농도 미세먼지 탓에 마스크를 대량 구매하는 현상도 벌어졌다.
주부 최모(48) 씨는 "하루 이틀이면 약국에서 1개당 3000원가량 주고 샀겠지만, 10일 연속 이런 날씨가 지속돼 가격이 부담돼 조금 더 저렴하게 1박스를 구매했다"며 "집 안에 있어도 환기도 못 하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고농도 미세먼지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6일 충청권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견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대기 정체로 국내·외 미세먼지가 축적되고, 낮 동안 국외 미세먼지가 유입되면서 대부분 지역에서 농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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