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 특정 유형만 골라 합성하는 촉매 개발… 신약 개발에 새 전기 마련

  • 경제/과학
  • IT/과학

기초연, 특정 유형만 골라 합성하는 촉매 개발… 신약 개발에 새 전기 마련

유용한 이성질체 선택적으로 합성하는 비대칭반응 얻어내

  • 승인 2019-02-19 01:05
  • 한윤창 기자한윤창 기자
[그림1] 비대칭반응을 통한 카이랄성 감마-락탐 합성
비대칭반응을 통한 카이랄성 감마-락탐 합성.
기초과학연구원(원장 김두철, IBS)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의 장석복 단장과 박윤수 연구원이 두 개의 거울상 이성질체 중 한 종류의 분자만을 선택적으로 합성할 수 있는 새로운 촉매를 개발했다. 해당 촉매를 이용해 자연에 풍부한 탄화수소화합물을 의약품의 필수재료인 카이랄 락탐으로 제조하는 데도 성공했다.

거울상 이성질체는 서로를 거울에 비춰보면 같은 모양이지만 아무리 회전시켜도 겹칠 수 없는 이성질체를 말한다. 카이랄성이라고도 불리는 이 특성은 의약품 개발에도 매우 중요하다. DNA, 단백질 등 카이랄성을 지녀 개발된 약물의 유형에 따라 각각 다른 생리활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또 한 쪽 유형이 유용할지라도 다른 유형의 이성질체는 독약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유용한 이성질체만 선택적으로 합성하는 비대칭반응은 아직까지 현대 화학의 난제로 남아 있는 상황이었다.

연구진은 새로운 촉매 개발로 이 난제를 해결했다. 연구팀은 2018년 3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자연계에 풍부한 탄화수소를 고부가가치의 감마-락탐 화합물로 전환시키는 이리듐 촉매 개발 성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개발된 촉매 역시 두 가지 형태의 거울상 이성질체가 선택성 없이 모두 얻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림2] 연구진의 모습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수십여 개의 후보 촉매 중 카이랄 다이아민 골격을 포함한 이리듐 촉매가 99% 이상의 정확도로 거울상을 선택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개발된 촉매는 필요에 따라 카이랄성 감마-락탐을 골라서 합성할 수 있다. 왼손잡이성 이리듐 촉매를 사용할 경우엔 왼손잡이성 감마-락탐이, 오른잡이성 이리듐 촉매를 사용하면 오른손잡이성 감마-락탐을 제조할 수 있다.



더불어 연구진은 계산화학 시뮬레이션 연구를 통해 높은 선택성의 원인을 분석하고, 개발한 촉매를 통해 다양한 구조를 갖는 카이랄 락탐 화합물을 합성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렇게 합성된 카이랄 락탐은 독특한 입체적 특성 때문에 생체 단백질과의 상호작용이 유용하다. 향후 신체 내 생리활성을 효과적으로 높인 약물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성과는 화학분야 권위지인 네이처 카탈리시스(Nature Catalysis) 2월 19일자(한국시간) 온라인 판에 실렸다.

장석복 단장은 "약효를 갖는 의약품의 핵심 단위만 선택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기술 개발로 향후 유기합성 및 의약분야 연구를 통해 부작용을 덜고 효과는 높인 신약개발까지 이어지리라 기대한다"며 "자연계에 풍부한 탄화수소화합물을 재료로 고부가가치 원료를 제조할 수 있는 경제적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40대 남성 A 씨, 이마트 인근서 숨진 채 발견
  2. [세상읽기] 다시 신발끈을 묶자
  3. 휴대폰 금지·두발규정·강제 야자 여전… 대전고 학생인권 침해 논란
  4. '유학생 경쟁력 강화' 사상 첫 20만 유입… 충청권 유학생 3만명 육박
  5. 표준연 나노물질로 진단·치료 기술 잇달아 개발… 국내 대학병원 협업
  1. [결혼]이준석 군, 박시혜 양
  2. 천안 도심 지하에 16m 땅굴 판 석유 절도단 검거
  3.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중등교원 부족 어쩌나… 충청권 400여명 부족
  4. [현장] 과일은 웃고 채소는 울상… 추석 앞두고 도매시장 가보니
  5. '보험료 4%p 인상' 국민연금 개혁안에 지역경제계 술렁

헤드라인 뉴스


공보의·군의관 파견효과?… 응급실 정상화 시일 걸릴듯

공보의·군의관 파견효과?… 응급실 정상화 시일 걸릴듯

지난 7월 대전 경부고속도로에서 2.5톤 트럭 운전자가 다른 차량 추돌사고 영향으로 방음벽을 들이받아 전복되면서 중상을 입는 사고가 있었다. 운전자가 신체 일부가 절단될 정도로 큰 사고로 당시 현장에 출동한 119구급대는 환자를 이송할 응급실을 확보하기 위해 대학병원 2곳과 종합병원 등에 연락했으나 진료가 어렵다는 회신과 함께 환자는 의식불명에 빠졌고, 재차 연락한 모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환자를 받았지만 결국 사망에 이르고 말았다. 대전시는 환자 이송 지연 사태가 있었는지 조사에 나섰던 사안으로, 해당 대학병원 관계자는 "119에서..

천동3구역 원주민들, 리더스시티 5BL 입주 앞두고 반발…왜?
천동3구역 원주민들, 리더스시티 5BL 입주 앞두고 반발…왜?

대전 천동 리더스시티 5블록에 입주를 앞둔 천동3구역 원주민들이 시행을 맡은 기업들과 분양가를 놓고 극한의 대립을 벌이고 있다. 인근 4블록에 비해 5블록 분양가가 2500여만 원 높게 책정되면서 이에 부담을 느낀 원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6일 원주민과 사업 관계자 간 간담회가 예정됐지만, 양측의 이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으면서 갈등 해결은 묘연해 보인다. 5일 대전 동구 등에 따르면 천동3구역 주거환경개선지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전충남지역본부와 계룡건설이 공동으로 시행하는 사업이다. 시공은 계룡건설 컨..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9. 대전 서구 도안 미용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9. 대전 서구 도안 미용실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가을은 수확의 계절’ ‘가을은 수확의 계절’

  • 추석맞이 음식 나눔 행사…‘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추석맞이 음식 나눔 행사…‘풍성한 한가위 되세요’

  • 추석 앞두고 도매시장에 쌓인 선물세트 추석 앞두고 도매시장에 쌓인 선물세트

  • 수능 전 마지막 모의평가 수능 전 마지막 모의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