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좌담회] 중용·충절·호국·선비·양반… 충청 정체성 찾기 대장정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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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좌담회] 중용·충절·호국·선비·양반… 충청 정체성 찾기 대장정 돌입

중도일보에서 첫 좌담회 개최
충청 혼과 터 녹아 있는 정체성
역사, 문화, 정치적 가치도 담아내야…충청 프레임 갇히지 않는 확장성도 시급

  • 승인 2018-12-20 16:54
  • 신문게재 2018-12-21 7면
  • 조훈희 기자조훈희 기자
20181220-충청의 지역 정체성 형성과 미래비전
충청은 나라가 위기에 처해있을 때마다 분연히 일어났다. 400여 년 전 이순신 장군이 한산도에서 100년 전 유관순 열사가 천안 아우내 장터에서 왜군과 일제에 맞섰다. 윤봉길 의사는 바다 건너 중국에서 그랬다. 이처럼 시공(時空)을 초월해 충청인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자신을 분연히 던지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충청인의 내면에 있는 혼(魂)인 충절과 호국정신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많다. 혼은 지역민의 정체성과 연결돼 특정지역을 떠받치고 지속발전을 위한 원동력이 된다는 데 이견이 없다.

중도일보와 지역사회가 함께 (가칭)충청정체성포럼을 구성해 지역 정체성 확립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충청이 대한민국호(號)를 선도하고 세계화 시대의 주역이 되기 위한 시대적 과제를 책임있게 이행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한 첫 대장정이 얼마전 시작됐다. 중도일보와 대전세종연구원, 충남연구원, 충남도립대, 충북도립대,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충북문화재연구원은 지난 19일 대전 오류동 중도일보 본사 회의실에서 '충청의 지역 정체성 형성과 미래비전 충청의 정신이 한국의 미래를 이끈다'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신천식 박사와 허재영 충남도립대 총장, 공병영 충북도립대 총장, 이종수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 박재묵 대전세종연구원장, 윤황 충남연구원장, 장준식 충북문화재연구원장 등 지역의 석학들과 최정규 중도일보 사장 등이 참석했다.
편집자 주



-신천식 충청의 미래 정체성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허재영=충청 지역이라고 하면 충남도, 충북도, 그 이후에 독립한 대전시, 세종시가 충청권이다. 충청이 지닌 정신문화와 핵심이 앞으로 이 세상을 더 살기 좋은 대한민국으로 나가는 데 이바지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충청지역이 가진 정신, 문화 특징, 자연환경, 지역적 장점 등을 더 연구해 자연환경 특징과 지역적 강점이 무엇인지 연구해 충청만의 장점을 현대 사회에 맞도록 재정립해야 한다.

-신천식 충청 미래 정체성에 관한 정치적 관점으로 본다면.

▲윤황=정체성이란 것은 잘못하면 폐쇄성이 될 수 있다. 자기의 문화 역사 공간, 지역, 자기의 혼에 빠져서 지연, 혈연에 방점을 두다 보면 현실에서 좁아질 수 있다. 요즘은 개방된 정체성, 다시 말해 기존이 갖고 있던 자신의 민족성, 역사성 등을 갖고 있더라도 상대방(충청 외 지역)의 넓은 공간과 시대적 흐름을 넘나들면서 시간성을 지니고 넘어서서 함께 나아가는 정체성을 지녀야 한다. 나아가 다양함을 받아들일 수 있는 다양성과 포용성을 포함하는 정체성으로 발전이 돼야 인정을 받고 수용이 되고 발전될 수 있다.

-신천식=사회적 측면에서 충청 정체성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박재묵=지역 정체성을 정의하자면 특정 지역의 사람들의 자기 인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정 지역 주민들이 자기 규정에서 나온다. 충청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충청인은 누구인가', '이것이 충청인이다'라고 답을 할 때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다. 중용으로 보고 싶다. 중용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말해 불편부당을 의미하는 편협하지 않고 베타적이지 않고 포용성이 강하고 높은 관용도로 풀이된다. 현대와 같은 문화 교류가 활발하고 인구이동이 활발한 시대에 지역 발전을 할 수 있는 정신적인 모티브가 될 수 있다.

-신천식=역사적 측면에서도 충청의 정체성을 설명한다면.

▲이종수=기본적으로 현재 관점에서 정체성은 1990년대 지방분권이 이뤄지기 시작하면서 관심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 무엇보다 자기지역 특성화 작업을 해야 하니까 정체성을 찾아야 했고, 이 특징을 바탕으로 우리 지역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관심을 가지고 정체성을 찾아왔다. 정체성을 찾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다. 역사적 관점을 현대에 잘 녹여서 맞춰나가야 하는 부분들이 숙제인 만큼 해결법을 찾아야 한다.

-신천식=문화 측면에서도 다양한 정체성을 기대해볼 수 있나.

▲장준식=충청을 포괄할 때 문화재적으로 보편적 가치가 있고 특별한 것을 찾아낼 수 있을 것 같다. 충청의 내면적 사상을 알게 된다면 대단히 호국적인 사상을 볼 수 있다. 예컨대 월악산 일대에서 싸워서 경상도를 지켜냈고, 전라도가 임진왜란 때 보호되는 것은 충청의 정신을 급조한다면 호국적으로 볼 수 있다. 내면적인 것은 어려울 수 있지만 호국 지향적인 것이 충청에 있는 게 좋다고 느껴진다.

-신천식=교육 쪽에선 충청의 정체성을 어떻게 보고 있나.

▲공병영= 사실은 4차산업혁명시대가 다가오는데 우리의 정체성은 아직 모호하다. 충청의 정체성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과거 충청 정신을 통해서 우리가 배움과 동시에 충청 정신을 개발해 나가는 모습이 필요하다. 그것을 현대적 의미로 녹여서 충청에 국한되지 않고 국가 전체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정체성이 확립됐으면 한다. 그것이 시대 정체성이고 이를 토대로 미래 가치까지 바라볼 수 있다.

-신천식=충청 정체성의 내용을 분류해 구체적 접근을 한다면.

▲이종수=역사문화연구원에서 충청 광역관광예산사업이 진행 중이다. 기재부에서 올해 광역 지자체 일부 확정이 됐는데 단기적으로 이 사업을 중심으로 충청 정신을 찾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역사, 연구원, 문화재를 다루지만, 역사 문화에서 충청 정체성 발굴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신천식=평소 허 총장께선 '금강시대'라는 표현을 자주 쓰셨는데.

▲허재영=충청의 특징을 지리적 특성에서 말씀 드리면 충청 지역은 험준한 산이 적은 편이고, 사각지역에서 외부로 진출해야 하는 지리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비교적 충청지역은 온화하다고 봐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부와의 전투는 많았다. 막기도 해야 하고 외부로부터 자원을 받아들여야 해서 바다를 이용해왔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게 금강이다. 금강은 충청 4개 시도가 연결돼 있어 충청을 이야기 할 때 금강을 빼놓고 이야기하긴 곤란하다.

-신천식=정치적으로 정체성이 갖는 의미와 역할은 무엇인지.

▲윤황=정체성은 혼과 터를 결합한 자기 개성화, 특성화로 봐야 한다. 하지만, 혼과 터가 지역에 갇힐 때 위험하다. 정치인들이 지역으로 볼 때 지역감정을 결속하고 통합하면서 과거 정체성을 끄집어내다 보니 충청, 전라, 영남 등 지역이 정체성에 갇힌 상황으로 빠져버리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이것이 조심해야 할 정체성의 문제다.

-신천식=충청 정체성 확립이 왜 필요한지.

▲박재묵 =충청권이 새로운 국토 발전에 있어 하나의 축으로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선 충청인의 정체성을 토대로 해서 유대를 강화하고 갈등을 조정하고 그런 배경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관점에 따라 정체성도 달라진다. 사회과학을 하면 현재의 시점, 충청권 의식 속에서 정체성을 찾으려고 한다. 광역권 대도시권 관점에서 충청이 공동으로 발전 비전을 만들고 전략을 만들기 위해선 충청 지역 정체성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한다.

-신천식=향후 정체성 확립과정에서 주안점을 둬야 할 부분은

▲공병영=충청 정신을 두고 다양한 사안에 관한 부분들과 충청 정체성으로 느끼는 부분에 대한 문제점을 충분히 진단하고 나아가는 게 발전하기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지역 정체성 중 수용에 대해서 화합과 통합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공론화 과정을 거치거나 세미나, 간담회를 해서 충청권이 아니라 충청 외 지역도 다 포함해서 나아가야 한다. 선비정신. 양반의 도시라고 하듯이 어떻게 보면 역사적으로도 맥을 볼 수 있듯이 과거와 미래의 적절한 조화를 둔 정체성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
조훈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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