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고속시외버스터미널에 우등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세종시를 운행하는 고속버스의 99%가 우등 또는 프리미엄의 고급버스다. |
서울을 오갈 때 요금 1만1000원의 우등과 1만5700원짜리 프리미엄 버스는 있어도 8300원 고속일반버스는 한 대도 없다.
철도가 없는 세종시에서 고속버스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시민 선택권을 제약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세종에서 고속버스를 이용할 때 우등과 프리미엄 아닌 일반버스는 찾아볼 수 없다.
세종고속시외버스터미널을 출발해 서울과 부산, 창원 등의 모든 노선을 조사한 결과 하루 191회의 운행 중 고속일반버스는 단 2회 배차됐다.
세종에서 서울 강남터미널까지 하루 96회 운행되는데 87회가 요금 1만1000원의 우등버스이고, 최고 1만5700원인 프리미엄 버스가 9회 운행 중이다.
세종~서울간 고속버스에 이용요금 8300원인 일반버스는 한 대도 배차되지 않았다.
부산(노포)이나 서부산(사상), 창원행 고속버스 역시 우등버스가 독점했고, 세종~부산(노포) 1개 노선을 오가는 두 차례 운행만 일반요금의 버스가 운행한다.
세종에서 서부산에 갈 때 일반요금은 1만6800원이나 우등요금은 2만4800원이고, 창원은 일반 1만5000원, 우등 2만2100원이다.
세종시민이나 세종시에 출장 온 이들이 고속버스를 이용할 때 저렴한 일반버스는 이용할 수 없고 비싼 요금의 고급버스만 탑승할 수 있다는 의미다.
대전 복합터미널의 경우 서울까지 20일 기준 64회 고속버스 운행 중 19회(29%)가 고속일반버스이고, 청주고속터미널은 서울까지 81회 운행 중 22회(27%)가 일반요금의 고속버스가 배차돼 두 터미널에서 각각 9600원과 7700원의 고속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세종시를 운행하는 고속버스에서만 좌석 40여개의 일반버스는 없고 24석 남짓의 고급 우등버스만 배차된 셈이다.
고속버스사들이 고속철도와 승객 유치경쟁을 하지 않는 세종에 비싼 요금의 고급버스를 집중시킨 게 아니냐는 논란도 제기된다.
서울까지 출퇴근하는 시민 조영호(45) 씨는 "터미널 버스시간표나 요금 안내도에 우등버스만 쓰여 있어 세종에서는 고속 일반버스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승객들이 많다"며 "버스요금을 승객들이 선택해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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