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주)에코프로가 포항에 이차전지 공장을 건립하기 위해 찾아옴에 따라, 관련 기업과 기관들을 추가 유치해 클러스터 즉 산업집적지를 지역에 조성, 관련 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기대감이 커졌지만 이후 다른 업체 등을 추가 유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에코프로는 지난 4월 포항시, 경상북도와 포항 북구 흥해읍 포항부품소재전용단지에 위치한 (주)에코프로지이엠 공장에서 이동채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리튬이차전지 양극재 생산 공장 신설을 위한 대규모 투자유치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앞서 전 달에는 포항부품소재전용단지 내 제1공장 준공식을 가진 (주)에코프로의 외국인투자법인인 (주)에코프로지이엠에서 2만 4000평 규모에 3000여억 원의 투자를 통해 800명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전기차, 전동공구, 전력저장장치 등 고용량 양극재 전문기업인 (주)에코프로비엠도 포항부품소재전용단지 내 1만 9000여 평과 영일만4일반산업단지 5만여 평 규모에 8000여억 원을 투자해 1700명의 일자리를 새롭게 창출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따라 (주)에코프로는 오는 2022년까지 5년간 총 1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와 함께 2500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청년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됐다.
(주)에코프로 이동채 회장은 "리튬이차전지 양극재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만큼, 포항시와 동반성장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데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 회장은 고향이 포항으로 수출물량이 늘어나면서 항구 쪽으로 새 공장을 물색하던 중 고향인 포항으로 새 공장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처럼 (주)에코프로가 포항에 이차전지 공장을 설립함에 따라 포항은 기존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과 포항공과대학교 등 관련 연구기관도 있어 클러스터를 조성하면 새로운 이차전지 산업단지로의 발전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렇지만 기대와는 달리 포항시는 이후 별다른 유치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포항이 본사인 포스코의 계열사로 이차전지 소재 제조사인 '포스코ESM'은 전남 광양에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포스코ESM'은 지난 7월 전남도와 여수시, 광양시 등과 광양시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에서 율촌산단에 5700억 원을 투자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포스코ESM은 1단계로 내년 1200억 원을 들여 연간 6천t 규모의 생산시설을 건립하고 2단계로 2020년까지 4500억 원을 투자해 양극재 제조공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340여 명이 신규 고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경상북도와 구미시는 지난 23일 에이시디(주)와 이차전지 부품 장비제조 공장건립을 위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구미 하이테크밸리(5국가산업단지)의 조기분양을 위해 입지여건, 정주권, 보조금 지원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를 제시하고 도와 시가 인적네트워크를 활용한 공유체계 구축으로 투자합의에 이르게 됐다는 후문이다.
에이시디(주)는 구미 하이테크밸리 10만 4432㎡ 부지에 올해부터 2022년까지 1천억 원을 투입해 이차전지 제조용 장비 생산공장을 신축, 20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이차전지 산업은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자동차, ESS, 휴대폰, 컴퓨터 등에 사용되며, 1천억 달러 세계시장 규모 호조로 매출확대 및 연평균 14%의 성장이 기대된다. 이 분야 장비산업은 이차전지 수요증가 추세와 맞물려 급격한 매출액 증가가 기대되는 만큼 포항시의 이차전지 클러스터(산업단지) 조성 부진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 지역민은 "포항시가 올 초 '에코프로' 유치의 기회를 잘 살려 다른 업체들을 추가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정작 성과가 나오지 않아 안타깝다"며 "포항의 차세대 먹거리 마련을 위해서라도 포항시가 좀 더 적극적인 유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포항=김재원 기자 jwkim2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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