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 충청시대다. 정치, 행정, 경제 등 대한민국 호(號)를 움직이는 각 분야의 동력이 충청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충청이 우리나라의 국운(國運)을 짊어진 것이다. 충청은 더 이상 영호남 패권과 거대 수도권에 가린 예전의 '주변인' 모습이 아니다. 일국(一國)의 당당한 본류(本流)로 가장 확실한 성장엔진으로 도약중이다.
대전은 우리나라 연구개발(R&D) 심장인 대덕연구개발특구를 기반으로 4차산업혁명특별시로 날개를 펼 채비를 하고 있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원천기술과 제품은 '메이드 인 코리아' 명찰을 달고 세계시장을 누빌 것이다.
정부부처 3분의 2가 입주해 있는 세종은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위상을 공고히 해 왔다. 우리나라 자치분권 상징인 이곳은 문재인 대통령 대선공약인 국회분원 설치와 행정안전부 등 정부부처 추가이전으로 대한민국의 새 정치행정 1번지로 각인될 것이다.
충남은 세계최대시장인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로서의 입지를 다진다. 서산민항과 대산항 국제여객선 등 기존의 '하늘길'과 '바닷길'은 물론 한반도 훈풍을 타고 충청에서 북한을 거쳐 유라시아대륙으로 뻗어가는 철도의 기점(起點)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국토의 중심 충북은 미래녹색산업인 바이오헬스 혁신 융합벨트 구축과 태양광 등 신 산업을 기반으로 우리나라를 선진국 문턱으로 이끄는 견인차가 될 것이다.
충청의 '정치적 영토'도 갈수록 확장하고 있다. 충청권 인구와 유권자 숫자는 이미 호남을 추월한 지 오래다. 현재 충청권 인구는 560만 명에 육박하고 유권자도 450만 명을 돌파했다. 세종시 팽창과 충남 서북부 산업벨트 육성에 따라 지금도 인구유입이 계속되고 있어 향후 충청권의 정치적인 파이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바야흐로 충청이 중심이 돼 대한민국 호(號)를 이끌어가는 신 충청시대 서막이 열리고 있다. 신 충청시대는 충청인들에게 역사적 숙제도 던져준다. 국운의 충청 이동에 단순히 안주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중국의 유교 경전 중 하나인 예기(禮記)에는 옥불탁불성기(玉不琢不成器)라는 말이 나온다. '아무리 빼어난 옥구슬이라도 다듬지 않으면 그릇이 되지 못한다'는 뜻처럼 충청인이 힘을 합칠 때 진정으로 충청이 중심이 되는 신 충청시대는 그 빛을 발할 것이다.
한민족 반만년 역사에서 충청인은 나라가 백척간두에 처할 때마다 분연히 일어나 왔다. 요동치는 한반도 정세와 '고용 쇼크'에 직면해 있는 2018년 대한민국에도 충청인의 구국(救國)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신 충청시대가 충청인에게 역사적 필연이고 의무로 다가오는 이유다. 충청이여, 역사의 부름이 들리는가. 들린다면 깨어나 포효하라.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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